[하루 한 생각] 1월 29일 松茂柏悅(송무백열) 벗이 잘 되면 함께 기뻐한다

입력 2016-01-2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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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송백후조(松柏後凋)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소나무와 잣나무는 친구다. 둘 다 상록수인데 소나무는 잎이 두 개 묶여서 나고 잣나무는 잎이 다섯 개 묶여서 난다. 열매를 보면 두 나무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송백과 비슷한 말이 지란(芝蘭)이다. 둘 다 향초(香草)인 지초와 난초를 말한다. 벗들의 맑고 높은 사귐이 지란지교(芝蘭之交)다.

친구가 잘되는 것은 나의 기쁨이다. 그런 우정을 말해주는 성어가 송무백열(松茂柏悅)이다. 소나무가 무성해지자 잣나무가 기뻐한다니 그 우정이 아름답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과 정반대다.

송무백열은 중국 진(晉)나라 때 육기(陸機)가 쓴 ‘탄서부(歎逝賦)’에 나온다. 그는 이렇게 썼다. “옛날에 나이 든 사람들이 소싯적에 친했던 이들을 손꼽으며 ‘아무개는 벌써 죽고 없고, 살아 있는 이는 얼마 안 되는구나’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내가 이제 마흔인데 친한 친척들 중 죽은 이가 많고 살아 있는 사람은 적다. 가까운 친구들 역시 절반도 안 남았구나. 일찍이 함께 놀던 무리들, 한방에서 함께 연회하던 이들도 10년이 지나면 모두 죽을 테니 슬픈 생각이 들어 시를 짓노라.”

시는 이렇게 시작된다. “세월은 하염없이 치달리고 계절은 놀랍도록 빨리 돌아오네/오호라 인생의 짧음이여!/누가 능히 오래 살 수 있나?/시간은 홀연히 다시 오지 않고/노년은 점차 다가와 저물려 하네.”[日望空以駿驅 節循虛而警立 嗟人生之短期 孰長年之能執 時飄忽其不再 老??其將及] 송무백열은 시의 중간쯤에 나온다. “진실로 소나무가 무성해지면 잣나무가 기뻐하고/아, 지초가 불에 타면 혜초가 한탄하네.”[信松茂而柏悅 嗟芝焚而蕙歎]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함석헌 선생의 말을 빌려 묻는다. 그대, 소나무와 잣나무 같은 그런 우정을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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