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시장의 의견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현장으로 나간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시장국 자본시장부 내에 시장정보반(마켓인텔리전스, MI)이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보고서 등 문서 위주로 취합했던 시장 상황과 정보를 조속히 파악하겠다는 게 취지다.
시장정보반은 작년 7월 태스크포스(TF)로 조직됐다. 약 6개월에 걸쳐 TF를 운영한 결과, 시장 변동성이 짙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정보반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이번 상반기 인사를 통해 정식 조직으로 전환된 것이다.
시장정보반은 앞으로 증권, 은행, 보험, 자산운용사, 기관투자자, 외국인투자자 등 국내 주식, 채권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시장 전문가들을 직접 만날 계획이다.
시장 전문가는 자금운용, 채권, 주식 분야에서 접촉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들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지고 있는 비은행권을 비롯해 주가연계증권(ELS), 파생상품 등 지표만으로 동향 파악이 어려운 부분을 주시할 계획이다.
한은 시장정보반은 또한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 글로벌 대형 이벤트에 대한 시장의 전망과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취합할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ELS 급락과 관련, 동향 파악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은 금융당국 행보와 상반된다. 금융감독원은 한은과는 반대로 대인 접촉을 통한 정보 수집보다는 데이터 분석에 주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자는 것”이라며 “시장 전문가를 직접 만나 정성적인 정보를 취합하자는 취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인사를 통해 조사국 신흥경제팀 내에 중국경제반을 신설했다.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만큼 중국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경제반과 시장정보반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며 “시장 정보에 지금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