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주총 결국 노·사 표대결로

입력 2007-05-23 15:29 수정 2007-05-2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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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선임으로 놓고 노·사가 각각의 후보를 낸 현대증권 정기주주총회가 결국 표대결로 진행될 전망이다.

주총을 앞두고 회사측 후보 중 1명(이철송 한양대 교수)이 자진사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표대결을 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회사측이 그대로 안건을 진행키로 했다.

현대증권 고위관계자는 23일 "이철송 교수가 자진사퇴 여부를 공식적으로 통보한 바 없기 때문에 주총 안건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오는 25일 열리는 현대증권 정기주총에서는 사외이사(감사위원) 2명 선임을 놓고, 회사측 후보 2명(이철송 한양대 교수, 조진완 고려대 교수)과 노조측 후보 1명(하승수 변호사) 등 총 3명이 후보자로 올라있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회사측 후보(이철송), 노조측 후보(하승수), 회사측 후보(조진완) 순으로 찬반투표가 진행된다. 앞서 두 후보가 선임되면 마지막 회사측 후보(조진완) 선임은 자동 부결된다.

앞서 현대증권 노조는 지난 21일 "회사측 후보 중 한명인 이철송 교수가 예금보험공사 책임심의위원회에서 직접 사퇴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철송 교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현대건설 부실관련 520억원 규모의 가압류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린 예금보험공사의 심의위원장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돼 사외이사 적격성 여부를 두고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이 이와관련한 공식적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이철송 교수도 예정대로 후보자로 올라가게 됐다.

이처럼 현대증권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노·사간 표대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양측의 우호지분 확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사외이사는 감사위원 겸임이기 때문에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따라서 현대증권 측은 자체 지분 19.45% 중 3%만 행사할 수 있다.

노조 측은 현재 자체 지분(0.43%)과 미래에셋계열(0.96%), 연기금(1.79%) 등 총 3.18% 가량을 확보했다. 양측의 표면적인 우호지분이 미미하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한편 현대증권은 3년전 주총에서도 노조측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진통을 겪다가, 양 측이 협상을 통해 표대결로 가지 않은 점을 비춰볼 때 이번에도 막판 변수가 나타날 여지는 있다.

2004년 현대증권 정기주총 당시에는 노조 측이 5.38%를 보유한 2대주주로 감사위원 선임에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대주주인 현대상선(3.33%)을 앞섰다. 결국 노조측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를 철회하는 대신 회사측은 노조측 사외이사 선임을 수용하는 타협안을 도출했다. 당시 선임된 노조측 사외이사가 지금의 하승수 후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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