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에 대해 지난 1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일본은행이 의외의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낸데 영향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경쟁적인 통화 절하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2% 하락한 달러당 121.18엔을 나타냈다. 하락률은 2014년 12월 이후 최대였다. 엔은 유로화에 대해서는 1% 내려 유로당 131.31엔이었다.
이날 엔화는 주요 16개 통화 모두에 대해 하락했다. 일본은행이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행의 당좌 예금에 0.1%의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걸 5대 4 찬성 다수로 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일본은행의 이같은 의외의 정책 결정으로 엔화 트레이딩 전략을 곧바로 취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일본은행의 정책 결정은 엔화 가치를 떨어뜨린 것 뿐만 아니라 외환 시장 전체에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본은행의 결정에 따라 통화 약세 혜택을 입어온 국가의 중앙은행이 완화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견해가 강해졌다. 유로존, 스위스, 스웨덴 당국은 이미 예금금리를 마이너스권으로 낮췄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은 3월에 정책을 재고 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G10 통화 전략 책임자인 발렌틴 마리노프는 “일본은행은 과감한 정책을 내세워 세계 통화 전쟁에 다시 가입했다”며 “유로의 추가 상향 조정이 유로의 실효 환율을 끌어 올리기 때문에 ECB는 3월에 다시 완화책을 크게 키워야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