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론이 저유가 여파로 13년 만에 적자를 냈다.
셰브론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 회계연도 4분기(10~12월)에 최종 5억88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엔 34억7100만 달러 흑자였다. 셰브론이 분기 기준 적자를 낸 건 2002년 3분기(7~9월) 이후 약 13년 만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감소한 292억4700만 달러였다. 원유·천연 가스 생산은 하루 267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지만 원유 가격 급락으로 판매 가격이 떨어지면서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
그동안 수익을 떠받쳐온 석유 정제 부문도 휘발유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기 대비 이익률이 둔화하면서 적자 전락을 부추겼다.
존 왓슨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1년 전보다 약 50% 하락한 유가의 영향으로 작년 수익은 극적으로 악화했다”고 침통해했다.
셰브론은 국제유가 침체의 장기화에 대비해 2016년 설비 투자를 2015년보다 24% 감소한 266억 달러로 낮췄다. 지난해에는 약 7000명 규모의 감원 계획도 발표, 이 일환으로 올해 안에 약 4000명을 감원할 방침이다.
미국 언론들은 국제유가 하락세 여파가 재무 상태가 탄탄했던 석유 메이저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업계 전체에서 투자 활동이 정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셰일기업인 미국 헤스코퍼레이션은 작년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동종 업계인 콘티넨털리소스도 2016년 투자를 2015년보다 66% 삭감하는 등 셰일 기업의 생산·투자 활동도 최근 들어 크게 둔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