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노·사간 표대결이 진행돼 관심을 모았던 현대증권 주총이 4시간이 넘은 장기전 끝에 회사측 승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주총 과정에서 회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자에 대한 자격 문제와 개표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등 진통도 만만치 많아, 향후 노사관계에 긴장감이 흐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열린 현대증권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정관변경안, 사내이사 1명 선임, 사외이사(감사위원) 2명 선임 안건이 표결에 부쳐졌다.
이 중 정관변경안건과 김종웅 사내이사 선임건에 투표에 부쳐진 결과, 96% 찬성으로 통과됐다.
핵심 쟁점이었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개별 찬반투표 결과, 회사측이 추천한 이철송, 조진완 후보가 각각 97%, 93.5%의 찬성표를 얻어 선임됐다. 노조측이 추천한 하승수 후보는 18.3%의 찬성을 얻는데 그쳐 연임에 실패했다.
한편, 이날 현대증권 주총에서는 회사측 사외이사 후보였던 이철송씨의 '자진사퇴'를 둘러싼 진위 공방이 펼쳐지기도 했다.
노조 측은 "이철송씨가 주총 전 사외이사 후보에서 자진사퇴한다는 입장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통보받았다"며 "예금보험공사가 현대증권 측에도 이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주총의장을 맡은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은 이와관련 "이철송씨의 사외이사 후보 자진사퇴에 대해 본인에게 들은 바 없으며, 회사와는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양대 교수인 이철송씨는 현대증권이 소속된 기업집단인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에게 현대건설 부실관련 520억원 규모의 가압류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린 예금보험공사의 심의위원장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돼 사외이사 적격성 여부를 두고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아울러 이철송 후보자에 대한 찬반 투표가 끝난 이후, 노조 측이 자신들의 의결권이 유효투표수에서 빠지는 등 투표 결과 집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때 정회가 선언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