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삼성물산이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하면서 옛 삼성물산의 대규모 잠재손실을 반영한 것을 두고 신용등급 AA+(안정적)을 유지한다고 3일 밝혔다.
잠재손실의 선 반영으로 향후 추가 손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과 계열 최상위 지배회사의 위상, 보유 지분 가치에 기반한 재무안정성 등이 신용등급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이번 평가의 골자다.
권기혁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의 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추가 공사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준공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하도급 비용 상승분 등 예상가능한 손실이 이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29조원 규모의 계약잔고(지난해 9월 말 기준) 중 중동에서 2014년 이전에 수주한 프로젝트의 공사잔고가 약 10%에 불과한 점과 원가상승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화공플랜트 현장이 없는 점도 이번 평가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은 현재 그룹 내 최대 주력회사인 삼성전자의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지분 19.3%를 통해 삼성전자의 지분 7.54%(특별계정 보유분 포함)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특히 보유한 계열사 지분 중 시장성이 있는 지분의 가치가 5조6000억원(지난해 기준) 순차입금의 2.7배에 해당되는 약 15조원에 달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권 실장은 이어 "삼성물산은 건설 부문의 저조한 수익성을 보완할 수 있는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약 18조원에 이르는 자기자본 규모, 보유 지분의 가치 등이 우수한 재무탄력성을 지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지난해 결산에서 총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잠재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건설부문이 1조 6000억원, 상사부문이 1조원 규모다. 건설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15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