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2월 4일 양주동(1903.6.24~1977.2.4) 고가 연구에 큰 업적 쌓은 자칭 ‘국보’

입력 2016-02-0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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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자의 향가 연구 보고 충격받아 향가에 매달려

1977년 2월 4일 타계한 양주동(楊柱東)은 시인 영문학자 국문학자로 전방위적 활동을 펼친 자칭 ‘국보’였다. 호는 무애(无涯), 1903년 6월 24일 개성 출생. 요즘 사람들은 그를 주로 이흥렬이 작곡한 ‘어머니의 마음’의 작사자로 알고 있을 것 같다.

그는 한학에 조예가 깊었고, 우리나라 향가 등 고가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학자였다. 저서로 ‘조선고가연구(朝鮮古歌硏究)’ ‘여요전주(麗謠箋注)’ ‘국학연구논고(國學硏究論考)’ 등이 있고, 시집 ‘조선의 맥박’, 에세이집 ‘문주반생기(文酒半生記)’ ‘인생잡기’가 유명하다. ‘T.S.엘리엇 전집’ ‘영시백선(英詩百選)’ ‘세계기문선(世界奇文選)’과 같은 번역서도 냈다. 시인으로서는 1919년 염상섭과 함께 ‘문예공론’을 발간하고, 1923년 ‘금성(金星)’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민족주의적 성향의 시를 주로 썼다.

시인으로, 영문학자로, 교수로 동·서양을 넘나드는 활동을 해오던 그는 일본 학자 오쿠라 신페이(小倉進平·1882~1944)가 1929년에 ‘향가와 이두의 연구’를 낸 데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 노래는 우리가 연구해야 한다’며 향가에 매달린 끝에 25수 전편을 해독해 1942년 ‘조선고가연구’를 간행했다. 나중엔 ‘고가연구’로 제목을 바꾸었다.

1947년에 출판한 ‘여요전주’는 고려가요 연구서로, ‘고가연구’의 자매편이다. 이런 일을 해냈으니 ‘국보 1호’라고 자처할 만했다. 그는 고시가 연구를 3부작으로 간행하려 했으나 제3부에 해당하는 저술은 내지 못했다.

저서 중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술과 글과 벗 이야기를 재미있게 쓴 ‘문주반생기’이다. 무애는 많은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구수한 해학으로 청중을 즐겁게 해준 ‘라디오 스타’였다. 스스로 ‘양주둥이’라는 농담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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