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시장이 다시 감산 기대감에 들뜨고 있다.
율로지어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이 3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6개 회원국은 물론 비(非) OPEC 회원국 2개국이 유가 안정을 위한 긴급 회동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델 피노 장관은 이란 테헤란에서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과의 회담을 마치고 “OPEC의 6개 회원국과 비(非)회원국 2개 국가가 긴급회동이 개최된다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델 피노 장관은 이라크, 알제리, 에콰도르, 이란, 베네수엘라 등 총 6개국 OPEC 회원국과 비OPEC 회원국인 러시아와 오만이 긴급회동 날짜가 정해진다면 회동에 참석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베네수엘라 석유부는 이메일 성명에서 “단순한 회의 소집이 아니라 합의 도달을 원하는 모든 나라들이 참석한다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현 유가 수준은 균형 이하에서 형성되고 있어 투기를 부추기고 시장 불안정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OPEC에 줄기차게 감산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자고 주장해온 국가다. 오일머니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는 유가 폭락세에 ‘경제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다. 이에 델 피노 석유장관은 OPEC과 비OPEC 산유국을 순방하면서 감산협의를 위한 긴급회의에 참석해달라고 설득하고 있다.
그는 가장 먼저 비OPEC국가인 러시아를 방문, 로즈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당국자들을 만나 국제석유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협업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따라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전날 OPEC·비OPEC 산유국이 모여 긴급회의를 연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델 피노 장관은 향후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긴급회의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이러한 노력에도 감산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우디는 러시아 등 비 OPEC 회원국이 감산에 동참하지 않으면 이들에 시장점유율만 내주는 꼴이 될 것이라며 감산 반대 뜻을 고수하고 있다. 앵거스 니콜슨 IG 애널리스트는 “6개국 OPEC 회원국이 감산에 나선다고 해도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다른 OPEC 회원국들이 원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OPEC 가입국은 총 13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