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부인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개그우먼 이경실씨 남편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 씨에 대해 이른바 '괘씸죄'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이광우 판사는 4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최모(58)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최씨는 판결 선고 직후 법정구속됐다.
그는 작년 8월 지인과 그의 부인 A씨 등과 술을 마시고 A씨를 자신의 개인 운전사가 모는 차에 태워 집으로 데려다 주는 도중 뒷좌석에 타고 있던 A씨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재판에서 자신이 당시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로 저지른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최씨가 조수석에 탑승했다가 이후 A씨가 앉아 있던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긴 점, 운전사에게 호텔로 목적지를 바꾸라고 지시한 점 등을 보면 판단력이 미약한 상태였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최 씨의 행동은 판결을 벗어나 일반 대중의 법감정에도 납득할 수 없었다는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먼저 최 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지만 이후 언론을 대상으로 한 보도자료에는 "술을 마신 것을 인정할 것 뿐,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밝혔다.
이밖에 피해자와의 합의 대신 오히려 협박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에 따르면 최씨는 사건이 불거지자 A씨에게 새벽에 전화를 걸어 욕설하는가 하면 A씨 남편에게도 욕설과 함께 "자식을 생각하라"는 취지의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10여년간 알고 지낸 지인의 배우자를 심야에 달리는 승용차 안에서 추행해 죄질이 무거움에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매도하는 등 2차 피해를 가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