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지목된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 여성들에 피임이 권고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가톨릭계가 소두증를 이유로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강력히 규탄했다.
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가톨릭주교협의회(CNBB)는 소두증이 확인된 태아에 한해 낙태수술을 허용하자는 주장에 대해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경보가 낙태수술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인구 대부분이 카톡릭 신자인 나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톨릭 신자를 보유한 나라다. 가톨릭계는 낙태와 동성애 등 사회문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협의회 대표단은 전날 브라질리아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마르셀루 카스트루 보건장관을 만나 가톨릭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소두증 신생아 출산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낙태 합법화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가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은 중남미의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성폭행에 의한 원치 않는 임신이나 산모의 생명이 위험할 때, 무뇌아(신경관 결손 태아)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두증 신생아 출산이 급증하면서 낙태 수술이 더욱 성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