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 의혹사건이 항소심에서도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그동안 미워왔던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소환조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열린 서울고등법원 에버랜드 공판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태학, 박노빈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허 씨와 박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그리고 30억 원의 벌금을 선고다.
재판부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 씨 등에게 세금부담 없이 적은 자금으로 에버랜드의 지배권을 이전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해 헐값에 넘긴 점이 인정된다"며 "당시 에버랜드 이사회의 결의는 정족수 미달로 무효이며 이를 알면서도 전환 사채를 발행해 배정했기 때문에 배임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들이 회사에 손해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적정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돼 그만큼 회사가 손해를 봤다"며 "삼성 계열사들이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할 뚜렷한 이유가 없어 그룹차원의 개입이 사실상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혐의를 그대로 인정해 1심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도 받아들였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로 삼성가 일가가 적은 지분을 가지고도 삼성그룹을 지배할 수 있도록 삼성에버랜드의 지배권이 편법을 통해 이건희 회장 아들 재용씨에게 넘어간 것으로 판단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에서도 삼성 에버랜드 사건에 대해 유죄를 판결함에 따라 향후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 과정에 대한 시시비비와 관련 소송들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등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