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하는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음식점업이나 소매업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국세청의 2015년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2014년 폐업한 자영업자(개인 사업자)는 68만604명으로 집계됐다.
14개 업태별로 보면 식당을 운영하다가 접은 자영업자가 15만6453명으로, 전체 자영업 폐업 가운데 23.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편의점, 옷 가게 등 소매업은 14만36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소매업 폐업자는 전체의 20.6%로 집계됐다. 음식업과 소매업 폐업 자영업자를 합하면 전체의 43.6%에 달한다. 소매업 다음으로는 서비스업(11만3319명), 부동산임대업(8만578명), 운수·창고·통신업(5만2327명) 순으로 나타났다.
폐업 사유로는 영업이 잘 안 돼 문을 닫는다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음식점업을 그만둔 자영업자 2명 중 1명(50.7%)은 사업 부진을 폐업 사유로 꼽았다. 소매업도 50.6%가 사업이 잘되지 않아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이나 소매업을 운영하던 자영업자의 폐업이 유달리 많은 것은, 이들 업종의 창업이 비교적 쉬워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퇴 후 마땅한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매 및 소매업 사업체 수는 2006년 86만5045개에서 2013년 96만388개로 10만개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숙박 및 음식점업 사업체도 62만1703개에서 68만6225개로 6만개 이상 증가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노후가 불안한 베이비부머들이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업종의 공급만 늘어 폐업에 이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