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하에 세계경제 비상……한국도 타격 우려

입력 2016-02-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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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 세계 경제가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국제금융업계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SG)은 최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위안화 가치가 올해 말 달러당 7.5위안까지 빠르게 하락하면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당 7.5위안은 지난 5일 시장 마감가인 6.5695위안보다 14% 가량 낮은 수준이다.

작년 8월과 올해 1월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통제된 위안화 절하가 아닌 갑작스러운 절하는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올해 4분기말 전문가들의 위안ㆍ달러 환율 중간 전망치는 달러당 6.76위안이다. 66명의 전문가 중 올해 말 7.5위안을 점친 곳은 라보뱅크가 유일하다. 씨티그룹은 올해 3분기와 4분기 말 각각 7.16위안, 7.17위안까지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것을 전망했다. DNB그룹도 4분기 말 7.03위안을 점쳐 상대적으로 위안화가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G는 위안화 가치가 올해 말 달러당 6.8위안까지 떨어지겠지만, 달러당 7.5위안까지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은 35%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업계는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는 지난 10년간 이어온 위안화 절상 추세가 뒤집히는 것으로 중국과 무역이나 금융 관계로 얽혀 있는 인접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글로벌 디플레이션 압력이 증대하고 전 세계 환율절하 압력이 커지면서 신흥국의 자금 이탈이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위안화의 빠른 절하는 중국의 경착륙 우려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 중 하나다.

SG는 달러당 7.5위안은 시장이 펀더멘털을 평가하기도 전에 과잉 반응할 위험이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SG는 위안화 가치가 7.5위안까지 떨어지는 것만으로는 전면적 금융위기가 오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고 신흥국 통화 가치가 추가 약세를 보여 이것이 대규모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까지 타격을 미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촉발시키는 동시에, 원자재 가격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빠른 절하가 한국의 수출과 성장률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위안화가 원화에 대해 5% 하락할 경우 국내 총 수출은 약 3% 감소하고, 특히 기계 산업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천 연구원은 "총 수출이 7% 감소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0.4%포인트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다"며 위안화 절하로 원화도 절하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위안화가 더 빨리 떨어지면 격차가 확대돼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더 빨리 떨어지면 한국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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