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류대기업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영국 맥주 대기업 사브밀러 산하의 유럽 맥주업체 2곳을 3300억 엔에 인수하기로 사브밀러와 합의했다고 10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일본 맥주업체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일본의 맥주업체의 해외 맥주회사 인수액은 기린홀딩스가 2009년에 호주 라이온 네이선을 완전 자회사화한 3300억 엔이 최대였다. 아사히의 이번 M&A가 그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사히는 이탈리아 전통 브랜드 ‘페로니’와 네덜란드 ‘그롤쉬’ 2개 브랜드를 사브밀러에서 인수한다. 이와 함께 영국 크래프트 맥주인 ‘민타임’과 ‘밀러브랜즈’도 인수 대상에 포함된다. 태국 대기업도 이번 입찰에 응했으나 아시히가 제시한 금액이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기업의 매출액은 총 900억 엔, 영업이익은 140억 엔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그동안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했지만 해외 사업 매출이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위축되고 있는 일본 시장 의존도가 90%에 이른다. 유럽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들을 인수함으로써 허술한 해외 사업에도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브밀러를 인수하기로 한 벨기에의 세계 최대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인베브는 독점금지법 저촉을 피하기 위해 사브밀러가 갖고 있던 페로니와 그롤쉬 등의 브랜드 매각을 추진해왔다.
신문은 이번 아사히의 페로니와 그롤쉬 인수로 세계 맥주업계에 대규모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해외 진출이 늦어진 아시히는 일본 업체로는 최초로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해 반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