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같지만 길은 다르다?”… 적합업종 두고 중기청-중기중앙회 ‘동상이몽’

입력 2016-02-11 08:20 수정 2016-02-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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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사진=중소기업청)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사진=중소기업청)
올해 18개 품목의 재합의를 앞둔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두고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동상이몽’에 빠졌다. 양측 다 적합업종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법제화 및 이행령 강화 여부에 대해선 시각차를 보여서다.

11일 중기중앙회와 중소기업학회 등에 따르면 주영섭<사진> 중기청장은 최근 열린 ‘중소기업 자주협동포럼’에 참석해 “최근 중기중앙회와 적합업종 관련해 견해차가 있다고 하는데, 방향성만 다를 뿐이지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목표는 같다”며 “산에 올라가더라도 다양한 길이 있는데,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해서 목표 지점이 다를 순 없다”고 밝혔다.

주 청장은 포럼 이후 기자와 만나서도 “다 같이 중소기업이 잘 되자고 하는 것인데 편을 갈라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갈등만 부추기는 것”이라면서 “한 목표를 두고 여러 갈래로 접근하는 것일 뿐이지, 기본적인 핵심 방향이 다르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견해차가 있다는 점에 관해선 부담스러움을 전달하면서도, 법제화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셈이다.

주 청장이 이같이 중소기업인들과의 자리에서 적합업종 법제화 문제를 먼저 꺼낸 것은 지난 1일 있었던 중기청 신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꺼낸 발언 때문이다. 당시 주 청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기본적으로 적합업종 법제화에 반대한다”고 발언해 법제화를 바라는 중소기업들의 우려를 샀다.

공교롭게도 다음날 진행된 중기중앙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적합업종의 이행력 강화 문제가 우선 추진사업으로 거론되면서, 중기청과 중기중앙회의 시각차가 크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드러났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불균형한 우리 경제구조에선 최소한 생계형 자영업종이라도 법제화를 해야 한다”며 법제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더욱이 적합업종은 올해 18개 품목의 재합의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 중소기업계의 최대 현안이 될 전망이다. 이에 중기중앙회를 중심으로 올해 법제화에 대한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기청장의 공식적인 법제화 반대 발언도 그 어느 때보다 중소기업계에겐 예민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기관의 한 관계자는 “중기청이 적합업종 법제화에 반대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외청인 만큼, 법제화에 다른 목소리를 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이 법제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올해 적합업종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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