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전면중단] 정부는 “GDP 0.04% 불과” 하다는데 업계선 “5조 피해”

입력 2016-02-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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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年생산액 5억달러 영향 미미”…전면중단 피해규모 공식 추산자료 없어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과 관련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 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24개에 달하는 입주기업들의 피해는 최대 5조원 이상으로 추정돼 예상외로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개성공단 전면중단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방향’ 자료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은 약 5억 달러로 우리나라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0.04%에 불과하다.

2014년 개성공단 생산액은 4억7000만 달러, 2015년(1∼11월)은 5억1500만 달러였다. 개성공단에 대한 총투자액은 2004년 이후 1조190억원(공공부문 4577억원, 민간 5613억원)이다.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될 경우 발생할 피해액 규모를 공식적으로 추산한 자료는 아직 없다.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된 피해 규모 통계 역시 2013년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금액인 1조566억원이 유일하다.

2004년 12월15일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개성공단은 2013년 4월부터 134일 동안 한 차례 잠정 폐쇄된 바 있다.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한국과 미국이 공동 군사훈련을 진행했는데 이를 두고 반발한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측 직원들의 출입을 통제한 것이다.

당시 폐쇄 기간이 5개월 남짓이었던 만큼 만약 연말까지 생산이 중단된다면 기업들 피해는 2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조업 중단이나 자산 몰수보다 더 큰 피해는 제때 납품하지 못해 생기는 고객 업체들의 클레임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절반이 넘는 58%가 섬유업종이고 기계금속, 전기전자 업종 순이다. 이들 대부분이 고객사 제품을 임가공하거나 완성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 간 거래(B2B)를 한다.

북한에서 제품을 제조해 국내외 고객사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거래하는데 북한 출입이 통제되면서 납기를 지킬 수 없게 되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업계에서는 2~3차 협력사 피해나 고객사 클레임까지 감안할 경우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피해액은 최대 5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이 중단된 후 공장을 어디로 이전할지도 문제다. 현재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1인당 임금은 월 160달러 수준이다. 중국이나 베트남은 1인당 임금이 300달러 수준이라 수지가 안 맞는다.

당장 직원들의 고용도 문제다.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남측 주재원들과 남측에서 개성을 드나드는 직원은 3000여명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 발표 이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조치에 불만을 표시하며 재고, 설비 등 입주기업의 재산 피해가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피해가 얼마나 발생할지는 시간을 갖고 정리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갑작스럽게 조치를 취하면 완제품이나 원부자재, 설비에 대한 (회수)조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입주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충분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경협 보험금 지급, 일시적 자금애로 해소 지원, 세금 납부 유예 등을 통해 입주 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1일부터 산업은행 등 5개 정책금융기관과 합동으로 ‘개성공단기업 특별지원반’을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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