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론 안통하는 글로벌경제… 한국의 선택은

입력 2016-02-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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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이너스금리에도 증시 폭락·중국 위안화 약세, 미국 금리인상 속도조절론 고개… 한은, 기준금리 조정 주목

전통 경제학 이론이 먹히지 않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도 경제가 살아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세계 각국은 이 같은 돈풀기의 역풍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다음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11일 글로벌 금융시장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닛케이225지수가 폭락세를 거듭하며 1만6000선이 무너졌다. 1년 3개월여 만이다. 반면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마이너스까지 하락(가격상승)했다. 지난달 전격적으로 도입한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엔화 강세에 직면하면서 무용지물이 돼버린 셈이다.

반면 위안화 약세에도 중국증시는 연초부터 급락했다. 올 초 3500선에서 출발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1월 말 한때 2650선을 내주기도 했다. 위안화 방어를 위한 중국의 실탄도 줄고 있다. 인민은행이 발표한 1월 말 외환보유고는 3조2300억 달러에 그치며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조 달러 붕괴는 시간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로존 은행의 부실 문제도 부각됐다. 특히 도이체방크 후순위 전환사채 이자 배당 문제가 불거졌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 시 금융시장이 더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7년 만에 제로 금리를 탈출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밤 사이 의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Fed 의장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증언했다.

최근의 이 같은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쏟아진 돈이 자본시장으로만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돈이 실물경제로 가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 쏠리며 버블과 변동성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 기간에 풀린 돈만 6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의 사태는 실업률이 낮을수록 임금상승률이나 물가상승률이 높다는 전통 필립스 곡선마저 다시 생각해보게끔 한다”며 “단기 부양책보다는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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