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증시포인트]4번 타자의 슬럼프와 하위타선의 선전

입력 2007-05-3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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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 하는 스타플레이어가 잇따라 삼진으로 물러나고, 하위타선 선수 몇몇이 방망이에 불을 뿜고 있다. 팀의 입장에서도 한 선수가 독보적인 활약을 보이는 것 보다 골고루 돌아가며 잘 쳐주는 게 더 이득이다.

최근 국내증시를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말이 아닌가 싶다. 스타플레이어는 삼성전자이고, 하위 타선의 선수들은 현대중공업 등 최근 신고가 행진을 기록하는 조선, 기계주를 의미한다. 이같은 이유로 전일 국내 증시는 1660선마저 뚫고 올라섰다.

이쯤 활약했으면 적당히 쉬어주는 게 좋을 듯 한데 여전히 관중들의 기대심리는 높아져만 간다.

과유불급!

전일 올 들어 처음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현물과 선물간 가격차이를 의미하는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으로 전환했다. 이는 미래에 거래될 선물이 현재 거래되는 현물에 비해 저평가되는 비정상적인 시장상황을 의미한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최근 일주일간 1만2000계약이상 집중 순매도하며 누적포지션을 매도우위로 가져갔다. 대한투자증권은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외국인의 공격적 선물매도는 리스크 관리에 관심을 갖게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일 발표된 국민연금 중기 투자방안에 따르면 주식투자비중을 2012년까지 현재 11%에서 20% 수준까지 늘릴 것임을 언급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월말 기준 국내주식보유금액인 22.8조원에서 79.6조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방안에 대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동인이 아니더라도 조정폭에 대한 우려감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영증권은 이율배반, 역설적이지만 장기 강세장을 위해서 현 시점에서는 보수적 시황관을 유지한다고 밝혔고, 삼성증권은 단기적으로 급등에 따른 속도조절 고민을 해야하는 시기로, 시장 상승 탄력이 점차 둔화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대로 김영익 센터장의 2분기 깊은 조정론을 접은 대투증권은 "조정다운 조정없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새로운 시장 흐름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얼 데이로 인한 연휴 뒤 재개된 29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기업들의 꼬리를 무는 M&A와 호전된 5월 소비자 신뢰지수를 발판으로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30일 국내증권사들의 시황코멘트 요약이다.(괄호안은 헤드라인)

▲대한투자증권 서동필(시장을 이끄는 두가지 모순)

-현대중공업 등 선도주의 높은 수익률과 삼성전자의 부진이 업종 선택의 폭을 줄여주며 조정다운 조정없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모순으로 여기던 현상이지만 새로운 시장흐름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집중적인 선물매도로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으로 전환됐고, 코스피200 정기변경 결과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져 단기 시황측면에서 리스크 관리에 관심을 갖는 게 필요하다.

▲키움증권 전지원(개인매수세, 과열 신호로의 해석은 성급)

-최근 고객 예탁금 증가와 더불어 개인투자자가 수급상황의 매수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개인투자자의 매매패턴 변화 등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유동성 보강이라는 긍정적 측면에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신용융자 잔고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급측면에서 부담은 제한적이다. 신고가 랠리는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기술적 부담이 공존하는 구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친 경계심리는 상승흐름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성급한 고점 예상보다 상승추세에 순응하는 관점이 요구된다.

▲신영증권 김세중(패러독스(역설), 장기강세장 믿음 강할수록 보수화된다)

-이번 상승은 중국을 발원지로 한 구경제 랠리가 배경이다. 2000년 IT랠리에 비해 질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기대치가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국내의 낮아진 경제성장률, 기업이익 증가율을 고려할 때 장기적 연평균 주가상승률은 15%가 합당하며, 최대 25%이상의 주가상승은 과욕이며, 이는 급등과 급락이라는 과거 국내증시의 'Boom- Bust사이클'의 도래를 의미한다.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주식투자 저변이 크게 확산되기 힘들고, 장기강세장의 든든한 기반이 된 장기투자자 및 가치투자자들의 활동공간이 적어질 수 밖에 없다. 급등, 급락 장세(Boom- Bust 사이클)와 장기강세장은 양립하기 힘들다. 역설적이지만 1580선 이후부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황관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강세장에 대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삼성증권 이나라(국민연금, 시장의 힘이 되어주나)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안은 직, 간접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다. 장기수요 기반 확충 및 수급을 탄탄하게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급등에 따른 속도조절의 고민은 유효하다. 아직까지는 과열에 대한 부담을 장중에 소화하고 있지만 시장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모습도 조금씩 보인다. 업종별 순환매가 이뤄졌지만 강도 자체도 약해지고 있는 만큼 속도조절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동양종금증권 이현주(내부 유동성 확충 기대감 여전)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 누적과 월말 각종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불확실성, 주도업종인 산업재 섹터의 밸류에이션 부담 등 단기적으로 상승 속도에 제어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 훈풍이 지속되고 있고, 국민연금의 공격적 주식투자 확대를 통한 내부 유동성 확충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긍정적으로 이끌고 있어 속도는 둔화되더라도 상승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이익모멘텀 변화를 꾀하고 이는 금융섹터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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