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의 인수·합병(M&A)이 가속화되고 있다. 장기 불황 속에서 이윤을 창출하지 못한 회원제 골프장들이 매물로 쏟아지면서 공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골프장경영협회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당수의 골프장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조사 대상 198개소 중 자본잠식 골프장이 54개소로 27%, 적자운영 골프장은 97개소로 49%에 달한다. 지방세 장기체납 골프장도 70여 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골프장은 2010년 2개소를 시작으로 2014년 기준 8개소로 매년 늘어나 총 27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법정관리 골프장이 4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A로 주인이 바뀐 골프장도 2010년 11개를 시작으로 2014년 8개 등 총 47개소에 달한다.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골프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7개소를 비롯해 총 40개 골프장이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간판을 교체했다. 현재 퍼블릭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골프장도 30여 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퍼블릭으로의 전환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기존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회원제 골프장이 입회금 반환 여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일반 회원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무기명 회원권을 많이 분양했다는 점도 퍼블릭 전환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장 매물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M&A가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골프장이 10개소 이상이다. 골프장 M&A 전문업체 KS레저개발에 따르면, 2014년 말까지 약 91개소의 골프장 주인이 바뀌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002년까지 주인이 바뀐 골프장은 총 33개소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골프장의 활황기였던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10개소에 불과했지만, 금융위기 때인 2009년부터 2014년까지는 약 48개소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지난해에도 레이크사이드CC, 써닝포인트CC(이상 경기 용인), 덕평힐뷰CC(경기 이천) 등에서 주인이 교체됐다. 파인크리크CC, 마에스트로CC(이상 경기 안성), 신라CC, 캐슬파인GC(이상 경기 여주) 등은 제3자 M&A방식을 통해 골프장 주인이 바뀌었거나 교체가 진행 중이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해 정리되거나 준비 중인 골프장은 약 30여 개소에 이른다. 또 잠재적으로 부실해 결국 법정관리를 통해 M&A시장에 매물로 나올 골프장도 20~30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허가를 추진 중이거나 인허가 완료 후 미착공, 또는 공사가 중단된 골프장까지 포함하면 약 70개소는 더 있을 것으로 KS레저개발은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잠재적 매물이라 해서 전부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김기세 대표는 “각각의 매물들에 대한 가치 판단과 리스크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운영 중인 잠재적 골프장 20~30개소와 인허가 및 공사가 중단된 20개소 정도가 향후 사업성 등에 따라서 실질 매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향후 골프장 M&A 시장은 부실화되어 가는 회원제 골프장 위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퍼블릭 골프장은 인허가를 추진 중이거나 종료된 골프장을 대상으로 ‘사업 타당성이 있다’라는 점을 전제로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