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등 국제연구팀이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숙제’로 알려진 중력파의 존재를 직접 확인했다.
미국 과학재단(NSF)과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라이고)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간과 시간을 왜곡시키는 것으로 믿어지는 중력파의 존재를 직접 측정 방식으로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중력파의 간접 증거가 발견된 적은 있었으나 직접 검출이 이뤄진 것은 인류 과학 역사상 처음이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물리학회에서 발행하는 물리학계의 최고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실릴 예정이며 기자회견과 동시에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언론들은 이 발견이 우주의 형성 과정과 수수께끼를 해명하는 ‘중력파 천문학’의 전기가 될 것이라며 노벨상 수상감이라고 평가했다.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다음날인 1916년에, 중력파의 존재를 예언했다. 이후 1970년대 말 미국 연구자들이 천체 관측을 통해 중력파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입증해 나중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중력파의 직접 관측은 쉽지 않았다. 중력파는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력파가 관측된다면, 별의 일생의 마지막에 일어나는 초신성 폭발과 아주 무거운 별끼리의 합병 등 대규모 우주 이벤트 시에 발생하는 중력파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의 합체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이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이 지구로부터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중력파는 빛의 속도로 전파되므로 이 사건은 13억년 전에 발생한 것이다. 이 중력파는 두 블랙홀이 중력파를 내면서 점차 접근해 충돌하기 직전 약 0.15초간 방출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력파의 직접 관측을 둘러싸고는 미국 외에 일본과 유럽 연구진이 각각 대규모 관측 장치를 건설해왔다. 그중 관측 장비를 가장 먼저 쏘아올린 미국이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번 성과가 과학계에서 인정되면 노벨상 수상은 확실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