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2.12~1865.4.15)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짧은 말로 민주주의를 요약했다. 1863년 11월 19일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한 말이다. 처음엔 국민이 아니라 인민이었지만 이 말이 배척되면서 번역이 바뀌었다. 3분의 2가 단음절인 단어 268개를 대부분 짧고 직접적인 문장 10개로 엮은 연설은 불과 2분 만에 끝났다. 대통령이 연설을 마칠 때까지도 사진기자들은 카메라를 점검하고 있었다고 한다.
링컨 본인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연설이라고 생각했다. 시카고 타임스는 “외국의 지성인들에게 미합중국의 대통령이라고 소개된 사람의 어리석고 밋밋하고 싱거운 연설로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미국인들의 뺨이 수치로 물들었다”고 썼다. 그 지방 신문에도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다.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연설로 인정받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이상은 기자 출신 미국 작가 빌 브라이슨이 ‘발칙한 영어 산책’에 쓴 내용이다.
1863년 1월 1일 노예 해방선언에 서명한 링컨은 특유의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남북전쟁(1861~1865)이라는 큰 위기로부터 나라를 벗어나게 해 연방을 보전하고 노예제를 종식시켰다. 1861년 대통령 취임 후 링컨은 변호사 시절부터 자신을 무시해온 정적 에드윈 스탠튼을 반대를 무릅쓰고 전시 국방장관으로 임명했고, 그는 링컨의 기대대로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8년 11월 4일, 미국 제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는 당선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이 오늘날보다 훨씬 더 분열돼 있었을 때 링컨이 말했듯이, 우리는 적이 아니라 친구이고 동지입니다.”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임기 중 암살된 링컨은 5달러 지폐에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