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 탈출! 위기의 골프장] 퍼블릭도 허약체질…성장판이 닫혀간다

입력 2016-02-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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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오픈에 회원제도 매년 5~8곳씩 전환…“성장둔화 조짐, 비용·인력 구조조정” 목소리

한국 골프장이 위기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서 발표한 ‘2016년 한국 골프장산업 전망’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의 경영 실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회원제 영업이익률은 2006년 17.9%에서 2013년 -4.5%로 적자전환됐고, 올해는 -12% 수준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골프장 수는 534개소로 10년 전인 2006년(278개소)보다 92.1% 증가할 전망이다. 신설 골프장 15개소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영남권이 6개소로 가장 많고, 수도권이 4개소(증설 3개소 포함), 충남과 전남은 각각 2개소, 강원도는 1개소로 나타났다. 충북, 전북, 제주도는 한 곳도 없다.

신설 골프장은 대부분 수익성이 높은 퍼블릭이다. 올해 개장 예정 골프장 15개소(5개소는 증설) 중 회원제는 1개소(웰링턴CC)에 불과한 반면, 퍼블릭은 경기 연천의 자유로CC, 충남 태안의 현대솔라고CC, 경북 의령의 자굴산CC 등 14곳을 차지해 퍼블릭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0∼2015년 총 161개소의 골프장이 문을 열었다. 이 중 회원제는 47개소로 29.2%에 불과한 반면 퍼블릭은 110개소로 68.3%를 차지했다. 2010년에는 19개의 회원제 골프장이 개장했지만 2014년에는 1개소, 지난해는 단 한 곳도 개장하지 않았다. 퍼블릭 골프장은 2012년 24개소에서 올해는 10개소로 줄었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골프장 이용객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전체 이용객 수는 3470만명으로 2006년 1935만명에서 79.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중 회원제 골프장 이용객 수는 같은 기간 1344만명에서 1732만명으로 28.9% 증가에 그쳤지만 퍼블릭 이용객 수는 438만명에서 1584만명으로 3.6배 증가했다. 지난해 퍼블릭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27.4%에 달했고 감가상각비를 포함한 EBITDA 이익률은 42.4%에 달해 어느 업종보다 투자수익이 높았다.

회원제 골프장은 무기명 회원권 남발, 한계 골프장들의 입장료 덤핑 등으로 골프장당 이용객 수가 감소하고 객단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경영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비싼 입장료로 인해 비회원들이 이용을 기피하고 세금 정도만 내고 치는 회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퍼블릭 골프장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영업이익률이 2006년 41.4%에서 2013년 27.4%로 둔화됐고, 올해는 20% 수준으로 흑자폭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불황에 시달리는 회원제 골프장이 퍼블릭으로 전환했거나, 전환될 계획이어서 퍼블릭 골프장의 경영 실적은 계속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골프장은 30여 개소나 된다. 2007년 2개소를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까지 매년 5∼8개소의 회원제 골프장이 퍼블릭으로 전환한 것이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회생 절차에 들어간 회원제 골프장들이 퍼블릭으로 잇달아 전환하면서 퍼블릭 골프장의 수익성도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골프장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되면서 골프장들이 생존 내지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용·인력 구조조정, 캐디 선택제 도입 및 골프장 개방 등의 새로운 경영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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