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PEF 설정액 10조 돌파했지만 …보고펀드 ‘실트론 악몽’ 엄습

입력 2016-02-12 10:52 수정 2016-03-1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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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씨앤앰 엑시트’ 실패땐 ‘두산 공작기계’ 여파…한앤컴퍼니 ‘현대 벌크선’ 인수도 갈림길

MBK파트너스의 씨앤앰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성공 여부는 국내 사모펀드(PEF)의 장기 생존을 가름할 사안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MBK파트너스가 리파이낸싱에 성공하지 못하면 대표 토종 PEF는 사실상 해체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PEF는 여러 기관의 투자를 받아 기업을 바이아웃(buy-out, 지분인수)하고 가치를 높인 뒤 엑시트(exit, 재매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다. 엑시트를 성공하지 못하면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 PEF가 올해 기업을 인수한 뒤 재매각하는 한 싸이클을 완수할지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채권은 저금리, 증시는 불안정한 상황이기에 연기금 등 국내 투자기관들은 PEF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PEF의 엑시트 성공 여부는 자본시장의 중요 변수이다. 2014년에는 보고펀드가 실트론 인수금융(2250억원)을 부도내면서 국내 인수금융 시장이 얼어붙은 바 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과 윤종하 부회장은 씨앤앰 리파이낸싱 성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들은 은행, 연기금과 직접 접촉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의 씨앤앰 인수금융은 오는 4월 이자 지급을 하지만 그전에 변수를 없애고 안정적으로 PEF를 운영해야만 다른 기업의 인수 및 매각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PEF의 바이아웃과 엑시트 추진 규모가 사상 최대가 될 것이란 점도 자본시장의 주요 이슈다. 인수ㆍ합병(M&A) 분석기관 머저마켓에 따르면 PEF의 2015년 바이아웃 규모는 136억 달러, 52건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과 견주면 금액 규모는 37.9% 늘었다. 건수는 14건이 증가했다. 지난해 PEF의 엑시트는 16건으로 사상 최대치였던 2007년과 같았다. 올해는 PEF의 바이아웃과 엑시트 모두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금액은 1조1000억원으로 평가된다. MBK파트너스는 1조1000억원 자금을 조달하고자 우리은행, 현대증권으로부터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받았다. 이 회사는 금융권에서 5000억원 가량을 지원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씨앤앰의 리파이낸싱이 성공하지 못하면 이 같은 거래도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되고 있다.

국내 대표 PEF 중 한 곳인 한앤컴퍼니도 올해가 중대 갈림길이다. 한앤컴퍼니는 해운과 시멘트 부문의 인수에 주력했다. 이 PEF는 현대상선의 벌크선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쌍용양회를 인수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이 해운과 시멘트 업계 파악을 자신하고 있다”며 “해당 업계의 장기 성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이들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가능할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PEF의 신규모집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웃돌았다. 금융감독원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PEF 설정액은 10조21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의 6조5000억원에 비해 57.2%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PEF 설정액 중 4조2522억원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티, IMM PE에 집중됐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홈플러스를 인수하고자 2조3000억원 규모의 PEF를 4개를 한꺼번에 금융당국에 등록했다. 이처럼 국내 PEF의 신규 모집액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력도 커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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