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 현대상선 추가 등급 강등 예고

입력 2016-02-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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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한 데 이어 자구안 이행 여부에 따라 추가적으로 신용등급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은 현재 진행 중인 용선료 협상과 비협약채권자 대상 채무 재조정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B-’등급에서 ‘CCC’등급까지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

‘CCC’는 원리금 지급에 관해 불안요소가 있고,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커 매우 투기적 등급으로 분류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현대상선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두 단계 내렸다. 이는 앞서 지난해 11월말 ‘BB’에서 ‘B+’로 신용등급을 내린 이후 3개월 만의 조치다.

주된 이유로는 △업황부진과 영업적자 △과중한 재무부담 △정부 및 채권단의 지원방안 부재 △매우 높은 유동성 위험 △기존 채권의 손상 가능성 확대 등을 꼽았다.

두 신평사는 지난 2일 현대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의 실현 가능성을 어둡게 전망했다.

특히 이번 자구안의 핵심인 용선료 협상과 채무 재조정의 이행, 향후 채권단의 지원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강교진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용선료 인하 및 채무 재조정 등의 방안은 실현가능성 및 시기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높다”고 했다. 현대상선의 비협약채권 규모는 3조원가량으로 전체 채무 4조5000억원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협약채권자만 500명을 넘어선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수익 구조 대비 과다한 채무 때문에 종합적인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용선료와 회사채, 선박금융 등의 협상이 선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신평과 한기평은 각각 ‘등급 감시(Watchlist) 하향 검토’와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를 적시했다. 오는 4월까지 자구안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추가 강등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현재 채권단이 ‘지원 불가’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신평사들의 추가 강등이 한 차례 더 이뤄진다면 현대상선의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강민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향후 자구안의 이행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채권단 및 정책당국의 적절한 지원 방안, 채권자 지위 변화 등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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