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금융감독원 파견 직원을 일부 돌려보내고 내부 조사 역량 강화에 나섰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자본시장조사단에 파견됐던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 직원 9명 중 3명이 전날 금감원으로 복귀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출범 4년차를 맞은 자조단이 조사 역량을 높이기 위해 금감원 인력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직원을 돌려보낸 자조단은 자체 인력을 충원할 전망이다.
이번 인사 전까지 자본시장조사단은 25명이었다. 이 중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 직원 9명,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직원 2명, 검찰 수사관 3명, 검사 2명 등 절반 이상이 파견 직원이었다. 그러나 자조단이 금감원 파견 직원을 줄이면서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조사의 축을 금융위로 옮기고 있다.
자조단은 검찰 파견직의 업무 범위도 기존보다 줄일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검찰 파견 인력을 당장 줄일 계획은 없지만 이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원래 설정된 업무 영역에 충실할 것”이라며 “자조단 출범 초기에는 조사 역량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노하우를 쌓은 만큼 금융위 인력이 중심이 되야 한다”고 말했다.
자조단은 지난해 9월 성과보고서를 통해 불공정거래 조사 기간을 기존 223일에서 157일로 평균 66일 줄였다고 밝혔다. 자조단은 올해 현장조사ㆍ압수수색 권한의 활용을 확대하고 시장질서 교란행위 실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자조단의 자체 조사역량을 강화하면서 금감원, 검찰과의 공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서울지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 등을 거친 박은석(사법연수원 20기) 전 감찰실 국장을 최근 자본시장조사1국장에 임명했다. 그는 검찰 내 기획통으로 손꼽히던 인물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지난 1일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시세조종 같은 자본시장 질서 교란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금융위의 인사가 마무리되면 이들 기관의 증권사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