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이상 학력자의 치매발병 위험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생활양식 개선과 건강 증진을 통해 인지능력 감퇴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잉글랜드의약저널이 10일(현지시간) 발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학력이 높고 심혈관이 건강할수록 치매 발병률은 낮아지고 치매 발병시기도 늦추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5년 동안의 치매 발병이 1980년대의 100명당 3.6명에서 1990년대에는 2.8명으로, 2000년대에는 2.2명으로, 그리고 2010년대에는 2.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소폭도 첫 10년간은 22%, 두 번째는 38%로, 그리고 세 번째는 44%로 확대됐다. 치매 발병 평균 연령은 1970년대의 80세에서 2010년대에는 85세로 높아졌다. 또 뇌졸중, 심방 세동 및 심장마비와 연관된 치매 발병도 갈수록 감소하고 가장 흔한 치매 원인인 알츠하이머도 감소했다.
프레이밍햄 심장연구소가 미국국립노화연구소(NIA)와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이 연구는 매사추세츠주 프레이밍햄지역의 60세 이상 5025명을 대상으로 자녀와 손자의 건강정보까지 수집하여 치매 발생을 관찰한 것이라 신뢰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치매 발병 감소추세는 고졸 이상의 학력자에게만 나타났으나 학력과 치매의 연관성을 명확히 규명하지는 못했다. 학력이 높을수록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건강생활과 의료서비스의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란 이론과 공부를 하면 신경회로 연결이 촉진되면서 기억력이나 인지능력의 저하를 늦추어준다는 이론이 제시되고 있다.
미시간대학의 케네스 랑가 교수가 오는 13일 국제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인 예비보고서에서도 65세 이상의 미국인 1만명을 대상으로 2000년과 2010년에 각각 조사한 결과, 대학 졸업자의 치매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발간된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종별로 차이를 보여 흑인의 치매 발병 가능성이 높은 반면 아시아계는 낮고 백인과 히스패닉은 그 중간으로 조사됐으나 전체적인 발병률은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현재 500만명 정도인 미국의 치매환자가 오는 2050년이면 3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종전 예측에 비해 치매 발병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은 물론 유럽과 캐나다에서도 콜레스테롤, 혈압, 심폐 건강 등을 잘 관리하는 고학력자들의 치매 발병이 최근 몇 십년사이에 크게 감소했다는 연구보고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혁기적인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치매 발병 위험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치매 치료비용 부담이 평균수명 증가로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는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령인구증가로 치매환자 숫자는 계속 늘겠지만 발병 비율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치매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