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학다닐 땐 왜 아이패드가 없었을까

입력 2016-02-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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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다가온다. 아, 이 문장을 타이핑하고 약간 멋쩍어서 혼자 낄낄댔다. 너무 오랜만에 쓰는 표현이라서 그런다. 그렇다고 내가 아주 나이가 많거나 그런 건 아니니 오해 마시고… 여하튼 3월의 새 학기를 맞아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면, 새로운 물건으로 준비를 하는 게 인지상정이겠지. 요즘 ’대학 새내기를 위한 노트북 추천’ 뭐 이런 글이 많이 보이던데, 나는 아이패드를 추천하고 싶다. 하드웨어 자체 때문이라기 보다는 양질의 iOS 앱이 많기 때문. 내가 대학생 때 아이패드가 있었다면 정말 야무지게 잘 썼을 것 같은데, 스티브 잡스는 내가 졸업하던 해에 아이패드를 내놨다. 얄궂게도 말이지.

애플 교육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는 푸릇푸릇한 학생 여러분을 위해 당장 장학금이라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아이패드용 앱을 몇 가지 소개한다. 장학금 못 받으면 어떡할 거냐고? 조상님 탓을 해야지. 다들 알고 있겠지, 장학금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받을 수 있는 법이다.

Notability / $6.59

자, 학생의 기본은 꾸준한 노트 필기 아니겠는가.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필기용 앱을 소개한다. 손글씨나 키보드를 이용해 수업 내용이나 아이디어를 바로 기록할 수 있음은 물론, 해당 노트에 오디오 녹음까지 손쉽게 저장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필기 좀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게 아주 유용하다. 미처 받아적기 힘든 내용까지 간편하게 녹음해버리면 될 뿐만 아니라 해당 메모나 이미지를 나중에 구분하기 위한 표시로 삼을 수도 있다. 노트 모음을 만들어서 스터디 그룹 팀원과 쉽게 공유할 수 있으며 PDF에 주석을 추가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가장 좋은 건 iOS9의 새로운 기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 최신 아이폰6s나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한 사용자라면 3D 터치, 애플펜슬, iOS9 멀티태스킹 기능 등을 활용해 쓰는 재미와 생산성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Photomath /Free

사실 나는 철저하게 문과 여자라 어떤 수업에서도 숫자 계산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여러분 중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신박한 앱이다. 이 아름다운 계산기는 카메라로 문자를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자세한 단계별 풀이를 보여준다. 쉽고 깔끔하며, 정확하다. 현재 산수, 대분수, 10진수, 1차 방정식, 방정식 체계 및 로그와 같은 여러 함수를 지원한다고. 아직 미적분, 삼각법 같은 고난도 문제에 대해서는 풀이 단계까지 지원하지 않지만 정답은 얻을 수 있다. 카메라 스캔 방식과 직접 문제 입력 방식을 모두 지원하니 요령껏 사용하면 되겠다. 세상 정말 좋아졌다.

Tydlig / $2.19

비슷한 계산기 앱을 하나 더 소개할까 한다. 정말 잘 만든 프로그램이다. 흰 종이 위에 직접 연산을 나열하듯 펼쳐놓고 계산할 수 있는 앱이다. 이 캔버스는 무한정 스크롤 되기 때문에 지나간 연산을 지울 필요 없이 계속 덧붙일 수 있다. 각각의 숫자를 쉽게 편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숫자를 바꾸면 모든 결과가 자동으로 갱신된다. 실시간 그래프 기능도 지원해 특정 숫자를 길게 누르고 그래프 작업을 누르면 숫자를 “x”로, 수식의 결과를 “y”로 연결해 바로 결과를 보여준다. 모든 숫자에 텍스트 주석을 달 수 있어 다른 이와 연산을 공유할 때도 쾌적하다. 빠른 속도와 다양한 계산기를 지원함은 물론이다.

Adobe Voice / Free

이건 정말 여러분이니까 알려주는 ‘꿀앱(?)’이다. 프레젠테이션 준비로 죽어가고 있는 학생 여러분을 위한 응급처치랄까. 복잡한 과정 없이 가장 직관적이고 아름다운 프레젠테이션을 연출할 수 있다. 일단 디자인적으로 너무나 훌륭하다. 어떤 프로그램도 터치 몇 번으로 이렇게 근사한 결과물을 만들진 못할걸. 아름다운 영상 레이아웃에 당신의 목소리와 적절한 사진, 아이콘을 더하고 테마를 고르면 끝이다. 이 간단한 과정으로 설득력 있고 몰입도 높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사용자들이 만든 프레젠테이션 영상을 보며 영감도 얻을 수 있고 말이다. 일단 한 번 써보자. 지루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온 강의실의 다른 친구들에게 뭔가 보여줄 시간이다. 한 가지 팁을 더 주자면, 여자친구를 위해 감동 이벤트를 준비해야 하는 긴급 상황이 있을 때 이 앱을 10분만 조작하며 그럴싸한 이벤트 영상을 짜낼 수 있다는 것!

BEAKER by THIX / $3.29

이 앱 역시 천상 문과 여자인 내게는 조금 낯설지만, 아름답고 신비롭다. BEAKER는 화면 속 비커에 150가지가 넘는 화학 약품을 넣어 가상 실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흔들고, 가열하고, 뚜껑을 덮고, 화학 약품을 추가하고, 덜어내고… 실제 화학 실험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모두 화면 속에서 연출할 수 있다. 게다가 조작 방법도 직관적이고 반응도 빠르다. 모두 실제 화학 약품의 반응을 반영해 만들었다고 하니 믿을 수 있겠다.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모습이 이상하리만큼 아름답다. 이 모든 일이 화면 속에서 일어나다니. 이거야말로 앱을 통해 실제 생활이 얼마나 바뀔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다.

Swipes / Free

좋은 앱이 많은 건 알겠는데, 당장 어느 과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헷갈리는 상황이라고? 혼돈에 카오스에 놓인 학생 여러분 일단은 이것부터 다운로드하자. 내가 써본 것 중 가장 간단한 일정 관리 앱이다. 나도 혼란스러운 성격이라 복잡한 앱은 잘 쓰지 않는다. 그냥 해야 할 일을 나열하고 순서를 정리한 뒤 스와이프 하기만 하면 현황을 표시할 수 있는 앱이다. 에버노트와 연동돼 작성한 노트를 불러오는 등의 작업도 가능하다. 빨리 빨리 하나씩 해결하고 밀어서 없애버리자. 전국의 학생 여러분. 화이팅! 과제와 스터디, 조별 모임의 무임승차자들이 머리를 짓눌러도 지금이 제일 좋을 때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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