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국과 일본증시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자본유출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와 함께 올 들어 하락폭이 20%를 넘었다고 1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특히 일본 닛케이 구성종목 중 40%가 지난 2013년 4월 일본은행(BOJ)이 이차원 완화(양적ㆍ질적 완화)를 단행하기 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세계 경제회복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도 경기둔화 불안이 강해지고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과 엔화로 쇄도하면서 일본증시는 급속한 엔고 역풍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일본증시 하락폭이 커진 가장 큰 계기는 중국증시의 급락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뉴욕증시 하락폭은 8%, 유럽은 15%를 각각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증시 상하이지수는 22%이고 일본 닛케이지수도 21%로 중국에 육박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나타내는 명목실효환율에서 엔화는 올 들어 지금까지 8% 상승해 주요 통화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우려도 엔화 가치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불안으로 일본증시가 급락하고 있는 것. 일본증시 연초 대비 하락률은 같은 기간 40% 추락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못 미치지만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혼다와 히타치, 캐논 등 그동안 엔화 약세 혜택을 입었던 기업 주가가 3년 전 수준으로 퇴보했다. 엔고로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에 다카시마야 백화점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유럽과 뉴욕증시는 지난 12일 유가 폭등에 힘입어 모처럼 급등했다. 그러나 글로벌증시가 회복할지는 이번 주부터 춘제(설날) 연휴를 마치고 거래를 재개하는 중국증시의 향방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