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투협 회장은 이날 여의도 협회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투자일임업은 증권회사의 고유 업무지만 ISA 활성화를 위해 은행의 ISA 한정 투자일임업을 허용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 논의는 이것으로 종결하고 다시는 거론하지 않을 것을 금융위와 은행연합회장과 구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이어 “은행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증권사에 비대면 일임계약을 허용해 주기로 정부에서 방침을 정했다”며 “증권업계의 준비가 끝나는 대로 은행과 증권사가 동시에 비대면 일임 계약을 실시하기로 정부당국과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또 “은행의 신탁내 자행예금 편입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증권업계의 판매망 부족을 어느 정도 메꿔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투협이 은행에 일임형 ISA를 허용하는 것을 수용했지만 업계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은행이 신탁형과 일임형 모두 취급하면 증권사와의 차별이 없어진다”며 “고객이 굳이 증권사로 발을 돌릴 가능성이 지극히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금투협이 이를 수용해서는 안 됐었다”며 “은행은 운용전문가가 없어 불완전 판매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황 회장에게도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 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의 투자일임 허용 주장은 “금융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정부, 은행과 전격 합의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증권사 관계자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