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연휴를 끝내고 오랜만에 문을 연 중국 시장이 이번주 글로벌 금융시장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와 외환시장 등 중국 금융시장은 15일(현지시간) 춘제(설날) 연휴를 마치고 열흘 만에 개장한다. 춘제 연휴 기간 전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유가 급락과 유럽 은행권 신용위기, 글로벌 경기둔화 불안, 금과 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 고조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연일 하락한 끝에 지난 11일 결국 약세장에 진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감산 합의 기대로 국제유가가 12일 폭등하면서 시장 불안이 다소 완화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12.3% 뛴 배럴당 29.44달러로 7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브렌트유도 11% 폭등했다.
이에 유럽과 미국증시가 12일 모처럼 급등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연초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던 주원인은 바로 중국 경기둔화 불안과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우려 등 ‘차이나 쇼크’였다. 이번 주 긴 휴식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여는 중국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전 세계 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시아증시가 지난주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 투자자들의 불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지난주 11%나 빠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가 올 들어 22% 하락한 데 이어 일본증시 닛케이지수도 21%로 하락폭이 중국에 육박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 닛케이 구성종목 중 40%는 일본은행(BOJ)이 이른바 이차원 완화(양적·질적 완화)를 단행했던 2013년 4월 이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홍콩증시는 지난주 춘제 연휴를 마치고 문을 연 2거래일 동안 항셍지수가 5% 급락했다. 또 홍콩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기업 주가 추이를 종합한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는 이틀간 7% 빠지면서 지난 2009년 3월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주원인으로 국제유가 급락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등을 꼽았다. 중국이 전 세계 금융시장의 앞날을 가를 열쇠가 된 셈이다.
게다가 이번 주 중국 금융시장이 문을 여는 것은 물론 수출입과 인플레이션 등 주요 경제지표가 나온다. 중국의 세관 격인 해관총서가 이날 지난달 수출입을 발표하며 국가통계국은 18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을 내놓는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1월 지표가 부진하면 중국 경기둔화 심화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리처드 강 이머징글로벌어드바이저스 공동 설립자는 “이번 주 중국에 대한 심리적인 비관론이 매우 강해질 것”이라며 “글로벌 자산이 등락을 함께 하고 있으며 거시경제 상황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