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양호, 생산·투자도 개선”…기저효과인데 좋게만 보는 기재부

입력 2016-02-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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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2월호가 논란이 되고 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등 내수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생산·투자도 기저 효과 등으로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코스닥은 4년반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원·달러 환율이 5년7개월만에 최대치로 커졌다. 중국의 경기침체와 저유가, 마이너스금리까지 세계경제는 퍼펙트스톰(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유일호 경제팀 출범 한 달을 앞두고 일부러 경제평가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는 그린북 2015년 12월호와 올해 1월호를 통해 수출 부진으로 생산·투자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다 세 달만에 ‘지체’에서‘다소 개선’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다.

그 이유로 광공업생산이 전월대비 -2.1%에서 1.3%로 증가 전환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대비 0.3%에서 0.0%로 거의 같았다는 것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72.8%에서 73.8%로 소폭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3개월만에 전월대비 증가 전환했다고 봤다. 문제는 전월대비로는 생산·투자가 좋아진 것 같지만 추세치로는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광공업생산은 지난 3분기 1.6%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0.6%로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도 1.4%에서 1.3%로 다소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추세상으로는 3분기 74.7%에서 73.5%로 줄고 있다. 설비투자도 3분기 4.7%에서 0.1%로 대폭 꺾였다.

기재부도 뒤늦게 출입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는 이 점을 인정했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평가에 기저효과를 쓴 것은 조심스럽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 수치상으로는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윤 과장은 "그린북은 한 달 마다 나오기 때문에 전월대비로도 평가해야 한다"면서 "대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저효과 란 경제지표를 평가하는 데 있어 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그 결과에 큰 차이가 날 수 있음을 말한다. 호황기의 경제 상황을 기준시점으로 현재의 경제 상황을 비교할 경우, 경제지표는 실제보다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 반면, 불황기의 경제 상황을 기준시점으로 비교하면, 경제지표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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