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보상금 달라” vs 정부 “돈 빌려 주겠다”

입력 2016-02-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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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구체적 대책 요구에 정부 “자금 지원세금 유예”… 경제단체기업에는 협조 요청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야기된 현실적 피해에 관해 공단 입주기업들과 정부가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입주기업은 보상금과 피해보전 등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한 반면 정부는 기존대출 연장 등 보상이 아닌 지원책을 내놓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또 정부는 재계에 입주기업 거래를 중단하지 말 것을 부탁하는 등 민간 도움을 요청했다.

정부는 14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을 위한 민관합동 간담회를 서울 중구 뉴국제호텔에서 열었다. 간담회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재계 인사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유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정부합동대책반을 구성해 1:1 맞춤형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 중”이라며 “기업전담지원팀에서 기업의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대출이나 보증에 대한 상환 유예, 만기 연장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국세와 지방세 납기 연장·징수 유예 등 우선지원대책을 마련했고 대체생산 등 업계 수요를 고려한 지원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단 근로자에 대해서도 고용유지지원금, 생활안정자금 융자 지원 등 다각적인 생계지원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영 애로를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거래 기업들에 고용·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유 부총리는 “거래업체들은 입주기업이 당장 직면한 생산 애로를 감안해 납품과 대금지급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대체생산지 마련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하는 과정에서 거래업체들은 가급적 거래선을 유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부 요청에 공단 입주기업은 물론 민간 경제단체와 기업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 정책에 맞춰왔는데 공단에 투자한 것도, 중단으로 인한 피해도 모두 기업의 책임으로 돌아온다는 설명이다.

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현 정부의 정치적 판단으로 이번 사태가 벌어졌는데 우리가 희생양이 됐다”며 “정부가 앞장서 현실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16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개성공단 정부합동대책반 2차 회의를 열고 입주기업 피해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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