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공개된 서울 강남의 대형 성매매 장부와 관련, 경찰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작성된 성매매 수기에는 경찰관 40여명의 휴대폰 번호가 기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른바 6만명의 성매매자 명단과 관련해 지난 1월 중순부터 성매매 알선 업주 A씨와 (성매매 알선) 수기 작성자 B씨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14년 초부터 지난 해 3월까지 약 1년 1개월 동안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장부를 입수, 분석한 결과 이들이 작성한 성매매 수기에는 대부분 날짜는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고객 아이디와 휴대폰 번호, 성매수남의 특징, 그리고 거래 가격 등이 엑셀 파일에 정리되어 있다.
특히, 이들 명단 가운데는 경찰 휴대폰 번호 40여개가 입력되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내부적으로 휴대폰 번호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기를 작성한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부에 기재된 경찰관 휴대폰 번호는 성매매를 위한 것이 아닌 경찰 단속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경찰은 업주 A씨에 대한 보강 수사를 위해 체포영장과 금융계좌추적 등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한 차례 기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영장 발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장부에 기재된 명단이 실제로 성매매를 했는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업주와 수기 작성자에 대한 수사가 끝나면 명단에 기재된 이들에 대한 수사 또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론기획업체 라이언앤폭스는 지난 달 13일 "강남의 거대 성매매 조직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작성한 고객명부"라며 6만여건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엑셀 파일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