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실적은 좋아지고 있지만 임금은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개인소비 회복에 악영향을 미쳐 경제성장에도 방해가 되고 있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가 처한 딜레마를 보여주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일본 내각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마이너스(-) 1.4%로, 2개 분기 만에 위축세를 보였다. 일본은 지난 7개 분기 중 네 차례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약한 개인소비가 경기회복 부진의 주원인이라고 WSJ는 꼬집었다. 지난 분기 개인소비는 연환산 기준 3.3% 감소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14년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높이고 나서 소비자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내구재 소비는 최근 7개 분기 가운데 6차례나 감소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요타가 처한 상황은 아베노믹스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도요타는 지난 2014 회계연도에 2조1700억 엔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고 올해 3월 마감하는 2015 회계연도에는 순익이 3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도요타 노조는 이번 주 시작하는 단체협상에서 회사 측에 기본급 대비 0.8% 임금인상을 주장할 전망이다. 이는 월급 인상분이 한달 3000엔(약 3만1800원)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기업은 잘 나가지만 가계와 개인은 그 혜택을 전혀 누릴 수 없는 형국이다.
일본노동조합총연먕은 저유가와 낮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올해 기본급 인상 요구안 가이드라인을 지난해의 ‘최소 2% 이상’에서 ‘약 2%’로 후퇴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강한 임금 상승세는 물가상승률 2% 목표 달성을 위한 선순환의 핵심”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도요타의 협상 상황이 올해 추세가 된다면 임금인상에 이은 소비 회복은 올해도 물 건너 갔다고 WSJ는 꼬집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을 적용한 일본의 실질임금은 전년보다 0.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