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반 발짝 앞서 성공하는 느즈막한 방법

입력 2016-02-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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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선 커뮤즈파트너스 대표이사

‘때가 무르익었다’는 말이 있다. 뭐라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곧 실체가 드러날 것 같을 때 이런 말을 한다. 하지만 어떤가? 그 ‘때’가 맞았던가? 이제 와 하는 얘기지만 느낌에 대한 싱크로율은 90% 이상이었으나, 실체적인 성과물은 한 발짝 넘었거나 반 발짝 늦었던 경우가 너무나 많다.

얼마 전 종방한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을 떠올려보자. 극중 도롱뇽은 전국노래자랑 예선에 나섰으나 앞의 출연자가 같은 노래를 선수 치는 바람에 의기양양하던 기세가 땅에 떨어진다. 정말이지 시청자 입장에서도 도롱뇽의 낙담을 십분 이해했다. 나도, 상대방도 본의 아니게 ‘때’를 빼앗긴 것이다.

그렇다면, 인생사 모든 일은 타이밍이 핵심일까?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도 있듯이 ‘때’를 바로 아는 것은 비즈니스에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를 놓치는 것은 그저 한 번의 기회를 잃는 것에 그치지만, ‘때’를 잘못 아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유행하는 제품군에 손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미투(me-too) 상품으로 치부되는 모양새가 싫어 뛰어들지 않았지만 더 큰 이유는 이것이 잠시 반짝이는 유행인지, 한동안 지속될 대세(大勢)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준비되었던 제품이 빛을 보게 되고, 노력한 결실이 성공을 가져다 준다는 점이다. 시대에 맞지 않게 한 발짝 앞서 나갔다 하더라도, 반 발짝 늦었다 하더라도 그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든 멋지게 승화시킬 자신감으로 변화돼 결국 조그맣든 크든 간에 성취감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유행을 좇고 돈을 따라가는 비즈니스는 한때는 성공할 수 있으나 그 유행과 돈의 노예가 되어 ‘누가 이따위로 만들어놨어!’라고 세상을 탓하며 결국 자신이 만들어 놓은 늪으로 빠지게 된다. 욕심이 과했기 때문이다. 앞서 ‘응답하라 1988’ 사례 속 도롱뇽은 어땠는가? 혼신의 힘을 다해 예선을 준비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잠시 낙담했으나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세상을 알아 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도롱뇽 같은 사업가라면 언제든 다시 일어선다.

필자의 짧은 경험에서도 그 ‘때’라는 놈은 내가 원한다고 오거나 보인다고 나타나는 것 같지는 않다. 그저 묵묵히 한길을 파고들었을 때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운(天運)’처럼 내 앞에 보여지는 것 같다. 막상 땡(?)잡은 본인은 그것이 하늘이 도운 결과라고 겸손해하지만, 이런 시추에이션이야말로 비로소 남들보다 반 발짝 앞서 성공이라는 그림자의 끄트머리라도 맛볼 수 있는 그림인 듯하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아직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묵묵히 내 할 일을 찾아 깊이 있게 파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누구나 힘든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내 갈 길을 가는 사람에게는 기대와 희망이 있다. 그것이 우리를 느지막이라도 성공의 문턱에 데려다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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