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가 제일 중요해요? 18.4인치 갤럭시 뷰

입력 2016-02-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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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8.4인치의 몬스터급 태블릿 갤럭시 뷰를 출시했다. 말해놓고 보니 뭔가 어색하다. 18.4인치의 태블릿이라. 글쎄, 이걸 태블릿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 이 정도 크기면 안드로이드로 기반의 TV라고 해야하는 거 아닐까. 태블릿은 보통 휴대가 간편한 모바일 기기를 일컫는데, 갤럭시 뷰의 무게는 무려 2.65kg인데 말이지.

네이밍은 정말 기가 막히다. ‘갤럭시 뷰’라니. 보는 감동(?)을 극대화한 이 제품의 아이덴티티에 딱 걸맞은 이름이다. 혹시 옵티머스 뷰가 떠 오른다면 그 이름은 추억 속에 잘 묻어두자.

삼성이 갤럭시 뷰를 처음 공개했을 땐 크기 때문에 아이패드 프로와 비교되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둘은 너무 다르다. 일단 아이패드 프로가 정말 크다고 했을 때, 갤럭시 뷰는 저어어엉말 크다. 12.9인치와 18.4인치의 체급 차이는 상상 이상이다.

스펙이나 가격도 엇갈린다. 아이패드 프로가 고스펙 프리미엄 모델이라면, 갤럭시 뷰는 중급기에 가깝다. 1.6GHz 옥타코어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7580, 2GB RAM,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까지. 화면 크기 외엔 특별히 돋보이는 요소가 없다. 대신 화면 크기 대비 가격은 거대하지 않다. 32GB 와이파이 모델 기준 아이패드 프로는 99만 9000원, 갤럭시 뷰는 59만 9500원이다. 아이패드 프로를 살 돈에 조금만 보태면 갤럭시 뷰를 두 대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갤럭시뷰의 포인트는 확실해진다. 합리적인 가격에 거대한 화면으로 새로운 사용자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 제품 크기가 1인치만 달라져도 라인업이 달라지는데, 18.4인치면 달라도 확실히 다를 수밖에. 문제는 이 색다른 경험이 일상 속에서 어떤 ‘틈’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5,700mAh의 대용량 배터리로 최대 8시간 동안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는 건 큰 장점이다. 화면이 크면 그만큼 배터리 소모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니까. 4W의 고출력 듀얼 스피커를 장착해 사운드에도 공을 들였다. 해상도가 다소 아쉽긴 하지만 멀티미디어 기기로서는 상당한 장점을 갖추고 있는 셈. 여럿이 둘러앉아 화면을 보기에도 충분한 크기이며, 사운드 볼륨도 받쳐준다.

그런데 이걸 언제 어디에서 사용할 것인가? 가정에서 사용하기엔 대부분의 집에 이미 TV가 있다. 그렇다고 여러 장소에서 사용하는 기기로 생각하기엔 휴대성이 취약하다. 아무리 손잡이 달린 거치대를 끼워 준다고 해도 2.65kg의 제품을 운반하기 위해선 약간의 노오력이 필요하니까.

나는 정보를 전달하는 용도로서 상업용 기기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 일단 삼성전자의 마케팅 포인트는 가족 단위로 사용하는 기기로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스마트폰을 갤럭시 뷰와 연동해 게임 컨트롤러로 사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속 사진을 가족과 공유해서 볼 수 있는 가상공간 ‘패밀리 스퀘어’도 지원한다. 여기에 갤럭시 뷰 구매 고객에게 실시간 지상파 TV와 VOD 다시보기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푹(pooq) 6개월 무료 이용권도 제공할 예정이다.

와이파이 모델 외에 LTE 버전도 KT와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된다. 가격은 69만 9600원. 가격만 보면 상당히 메리트가 있는데 이 거대한 아이가 뿌리내릴 공간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누가, 언제, 어디서 18.4인치를 사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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