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에코노베이션 센터 입주 스타트업을 시리즈로 인터뷰 합니다
“아이의 탄생이야말로 새로운 삶의 시작, 두 번째 인생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보고 대학교에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하나의 삶의 관문이죠.”
살아가면서 겪는 일 가운데 출산과 육아는 가장 큰 기쁨이자 고민거리다. 직업과도 상관없고, 성별에도 상관없는 아주 원초적인 시련이고 즐거움이다. 아이의 탄생과 육아가 인간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 하지만 힘들고 고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더구나 첫 아이를 얻은 초보 엄마와 아빠라면 그 고됨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아이를 잘 키우는 엄마가 되고 싶다
서숙연 대표가 육아 콘텐츠 스타트업 ‘해빛’을 시작하게 된 것도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다. 평소 사람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녀는 인사조직학과 성인 교육을 공부했고, 인사 업무로 사회경험을 쌓아왔다고 한다. 이후 마케팅 업무를 도맡았지만, 지금의 자리와는 도무지 연결고리가 없다. 해빛이 탄생한 이유는 오롯이 그녀가 ‘엄마’였기 때문이다.
“빙글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어요. 제가 엄마다 보니 ‘어떻게 하면 엄마들이 빙글을 쓰게 할까?’라는 고민을 일 년 내내 가지고 살았어요.”
일 년 내내 한 가지만 고민하니 뭔가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란다. 스스로 좋은 엄마가 되려 공부를 하려 하니, 젊은 엄마와 아빠들을 위한 육아 콘텐츠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5년 3월의 일이다.
“이 열정 하나만 믿고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무엇을 만들지 명확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이건 확실했어요. 2~30대 젊은 엄마와 아빠들은 스마트폰에 더 많이 의존하고 책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 아이들에게 모바일 기기 외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성장발달에 좋지 않거든요.”
부모를 위한 맞춤화 콘텐츠를 전달한다
해빛은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다. 식당에서, 혹은 전철에서 아이들의 입을 다물게 할 달콤한 콘텐츠가 아닌 부모가 직접 공부하고 몸에 익혀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한다. 2015년 11월에 오픈한 ‘차이의 놀이’는 이런 해빛의 정신을 오롯이 담고 있는 육아 교육 서비스다. 아이의 나이에 따라 성장발달에 도움을 주는 놀이를 쉽게 찾고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모든 놀이는 교육학에 근거하여 짜임새 있게 만들어져 초보 부모도 안심하고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부모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육아, 교육 콘텐츠는 이미 웹에 가득하다. 다만, 독창적이고 수준 높은 정보를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더구나 스마트폰에 특화된 콘텐츠는 더욱 찾기 어렵다. 해빛은 육아 관련 도서에 지지 않을 수준의 콘텐츠를 확보하되, 모든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쉽게 소비할 수 있게 제작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쉽게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가 바로 아이와 즐길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해빛은 2D는 물론 3D 영상, 이미지와 텍스트 기반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다. 엄마와 아빠를 위한 육아 교육 ‘버즈피드’가 되는 것이 해빛의 꿈이다.
“버즈피드는 데이터의 과학으로 성공한 회사죠. 해빛은 콘텐츠 효과, 유입률, 바이럴계수 등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엄마·아빠를 위한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며 끊임없이 진화할 것입니다.”
콘텐츠 시장은 치열하다. 서숙연 대표는 ‘콘텐츠를 무작정 쏟아내는 것 보다, 부모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적절한 시기에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 바쁜 부모들은 불필요한 정보를 걷어내는 시간마저도 아깝기 때문이다. 해빛은 올해 말까지 맞춤형 콘텐츠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개인화된 육아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런칭할 예정이다.
하루하루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
“창업가 출신 미국 유명한 VC가 한 말이 있는데, 스타트업을 하면 ‘행복과 공포 딱 2가지 감정을 느낀다.’ 이거 보고 정말 공감했어요. 제가 딱 그렇거든요. 팀과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너무 행복해요.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뒤처지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는 공포를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모든 스타트업이 느끼는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해빛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해빛은 일하면서 떠오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매일 공유하고, 더 진화할 수 없는지 논의한다. ‘항상 아이디어가 넘치는 것’이 해빛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
“KT 에코노베이션 센터에 막 입주할 때 해빛의 모습과 지금 해빛의 모습은 또 다르거든요. 이제 곧 차이의 놀이 앱도 나오고, 다양한 콘텐츠도 시도하는 등 새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났어요. 지금처럼만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달려서, 나중에 우리도 다른 스타트업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도움을 받은 만큼 나누어주고 싶어요.”
서숙연 대표는 공간의 도움도 무척 컸다고 전한다. 현재 해빛은 KT 에코노베이션센터에 입주해 있다. KT가 스타트업과 개발자들을 위해 만든 공간으로 “해빛의 넘치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방향, 문화, 유저들의 관심 등 뭐하나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안정된 공간과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얻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큰 힘’이라 전했다.
해빛은 지금까지 성장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더욱 활발한 오프라인 교육과 스마트폰에 특화된 앱, 아이가 언어, 인지, 정서 등 분야에서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까지 해빛을 이용하는 많은 부모들의 피드백을 통해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해빛과 함께 성장해갈 한국의 아이들의 미래가 기대된다.
초보 엄마랑 아빠에게 조언이요? 저도 일하다가 아이 사진 보면 정말 눈물이 촉촉해질 만큼 마음 한쪽이 찡할 때도 있어요. 제가 굳게 믿는 것은 이겁니다. 아이랑 함께 있어 주는 시간의 양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양과 질의 결합이 중요하다는 거에요.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를 볼 때 온몸으로 사랑을 표현해주고, 놀아주고, 안아주고 한다면 우리 아이는 정말 건강하게 자랄 거에요.
글/벤처스퀘어 김상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