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기이사 복귀 무게

입력 2016-02-17 15:37 수정 2016-02-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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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한 달여 앞두고 작년 말 ‘혼외자 스캔들’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싸늘해진 여론을 정면돌파해 등기이사로 복귀할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작년 중순 때만 해도 최 회장이 그룹 지주사를 포함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로 복귀한다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화됐다. 작년 광복절 사면·복권 이후 모든 사안에 정면돌파를 해 온 최 회장이 계열사의 경영에 대해서도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한다는 것.

최 회장은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회삿돈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을 확정받고 나서 같은 해 3월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 등기이사에서 물러났었다. 이후 작년 8월 광복절 사면·복권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으나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맡지는 않았다. 이에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지주사인 SK㈜의 최대주주(지분율 23.4%)로서 회사 경영에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에 올라 그룹 경영에 확실한 무게감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 말 터진 ‘혼외자 스캔들’로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불투명해졌다. 재계 3위 기업집단의 총수가 벌인 양심고백에 여론은 최 회장은 물론 SK그룹에 등을 돌렸고, 추가로 불거진 횡령 의혹 등은 여론 악화를 부채질했다.

언론을 통한 고해성사의 저변에는 개인적인 일을 털고 회사 일에만 전념해야겠다는 판단이 있었으나, 올바르지 못한 행실을 보였다는 점에서 등기이사 복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에 소액주주와 여론의 시각이 변수로 꼽힌다. 일부 주주가 도덕성과 위법 사실 의혹 등을 제기할 경우 최 회장과 그룹의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하다.

최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을 30.89%를 갖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SK㈜가 33.40%를 보유해 두 회사가 최 회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데 등기이사 복귀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이 20.07%의 지분만 갖고 있어 스캔들을 이유로 주주들이 안건에 반대할 경우에 대비해 최 회장은 우호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한편 SK㈜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은 통상 2월 말경에 정기 주총을 예고하는 공시를 해 왔다. 이에 오는 26일 이전까지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안건을 사내에서 확정 짓고 공시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SK㈜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은 이사를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한다.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이사 후보자는 이사회(사내이사)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외이사), 인사위원회 등에서 선정해 주주총회에 의안으로 제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사내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반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울러 ‘거수기’ 수준에 불과한 국내 기업의 사외이사 표결 행태에 비춰보면 사추위 역시 최 회장의 복귀에 반대표를 던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룹과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주총 안건에 오를지는 이사회와 사추위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스캔들에 대해) 이러저러한 말들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책임경영이 밑바탕에 있었다는 점과 (최 회장이) 평소에도 책임경영의 뜻이 확고했음을 고려하면 등기이사 복귀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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