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과 SPP조선 매각주관사(삼일, 삼성증권) 간의 양해각서(MOU) 체결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안진이 여러 사안을 새로 검토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SPP조선 매각주관사는 지난달 28일 SM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이들은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SM그룹이 매각주관사와 MOU를 체결하려면 1~2주 정도의 협상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현재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SM그룹은 담보 없이 SPP조선 채권단이 3년간 RG를 보장해 줄 것을 MOU에 포함하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SPP조선 채권단은 RG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그 기간을 줄이거나 금액 규모의 제한, SM의 담보 제공 등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RG는 조선업체가 선박을 제시기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때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물어주는 지급보증이다.
SM그룹과 채권단 간의 의견 차이에도 MOU 자체가 체결되지 않을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의 조선업 인수 의지가 강해 본 실사는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SM그룹은 어려운 산업 분야를 인수하는 만큼 채권단이 많은 것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SM그룹은 티케이케미칼, 남선알미늄, 대한해운 등 3개의 상장사를 포함, 모두 31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삼라건설로 시작한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그동안 자율협약, 워크아웃 등 주로 채권단이 관리하는 기업을 사들이며 규모를 키워왔다. 우 회장은 SPP조선 이외 조선사의 추가 인수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PP조선은 2002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3분기 매출 8387억원, 영업이익 746억원, 영업이익률 8.8%의 실적을 거뒀다. SPP조선은 환율 관련 파생상품 손실로 2009년 적자를 기록하자 2010년 5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