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이너스 금리 후폭풍…콜 시장 급랭·가계까지 역풍

입력 2016-02-18 08:51 수정 2016-02-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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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거래규모 사상 최저치로 추락…예금금리 인하 등 가계에도 영향 확산

일본 경제와 금융시장이 마이너스(-) 금리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기관의 단기자금조달시장이 크게 위축하고 가계에도 역풍이 불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시행 첫날인 16일 금융기관들이 단기자금을 융통하는 콜 시장 거래규모는 전일 대비 11조9909억 엔 급감한 4조5360억 엔(약 49조원)으로 1988년 11월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담보 콜 거래규모는 5조1700억 엔 감소한 2조7784억 엔으로 지난 2012년 8월 24일 이후 최저치를 찍었고 유담보 콜 거래규모는 6조8209억 엔 줄어든 1조7576억 엔으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에 따른 부담 증가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측과 운용하는 측 모두 거래를 꺼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이날 무담보 콜 익일물 금리는 최대 -0.05%까지 떨어졌다. 콜 금리가 마이너스 금리로 추락한 것은 지난 2006년 2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가계에 미치는 영향도 확산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일부 저축성 상품을 폐지했다. 예금금리를 인하해 마이너스 금리 부담을 일반 소비자에게 떠넘기려는 은행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후고쿠생명보험은 이날 엔화 일시불 종신보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후고쿠 측은 장기 금리 하락으로 계약자에게 약속한 0.75%의 투자수익률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판매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보험상품 판매 취소가 바로 표면화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시불 보험은 계약시에 일괄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기 때문에 퇴직금 운용 대상으로 인기가 높았다. 다른 보험업체도 일시불 보험 판매를 취소하거나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 인하 추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예금 잔고가 180조 엔에 달하는 우정그룹 산하의 일본 최대 저축은행 유초은행은 지난 9일 예금금리를 종전 0.03%에서 0.02%까지 인하했지만 다시 또 한 단계 낮추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리소나은행도 18일부터 예금금리를 연 0.020%에서 0.001%로 인하한다. 리소나은행이 예금금리를 낮춘 것은 5년 반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로 보게 되는 혜택도 분명히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예금이 줄어드는 대신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로 대형백화점 업계는 포인트 적립액을 확대하는 등 고객몰이에 나섰다.

대출금리도 낮아져 고객은 대출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 자동차업체 푸조시트로엥재팬은 이달 20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오토론(자동차대출) 금리를 ‘제로(0)’%로 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고객이 이자 부담을 걱정할 필요 없이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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