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시는 현대자동차 부지(옛 한전부지) 개발을 위한 현대차그룹과 지난 6개월에 걸친 사전협상을 마무리 짓고 도시계획변경, 건축 인허가 등 본격적인 개발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부지 개발 방향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서울 최고 입지에 법정 최대 규모의 수준 높은 건축물(800%용적률 내에서 799% 용적률 적용)을 통해 미래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최고 105층 높이의 메인타워(56만611㎡)를 비롯해 총 6개동으로, 주요 용도는 △전시‧컨벤션(5만251㎡) △공연장(2만9850㎡) △호텔(5만7496㎡) △업무시설(13만7821㎡) △판매시설(8만6818㎡)이다. 연면적은 총 92만8887㎡이고 건폐율 48.54%, 용적률 799.13% 으로 계획됐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GBC 공사를 누가 맡느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계열사로 있다. 이들은 아직 그룹사에서 입찰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아직 시공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룹사 공사는 계열 건설사들이 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서초 삼성타운을 삼성물산이 시공했고 롯데건설도 국내 최대 초고층 빌딩인 제2롯데월드 건설공사를 전담하는 등 모기업 공사를 건설 계열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건설은 시공능력평가순위 2위, 현대엔지니어링은 9위의 대형건설사로 누가 공사를 맡더라도 시공능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일단 고층빌딩 시공경험과 현장 관리 능력, 명성 등에서는 현대건설이 상당히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종가, 업계맏형을 자임하는 현대건설은 해외 주요 빌딩·업무시설 개발만 해도 베트남 BITEXCO 파이낸셜 타워, Specialist 호텔, 싱가포르선텍시티 등 셀수 없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킨텍스 전시장, 여의도 전경련 회관, 부산 국제금융센터, 부산 BEXCO, ASEM 컨벤션센터 등 굵직한 빌딩·업무시설들을 시공한 경험이 있다.
현재 TF(테스크포스) 형태로 운영되는 GBC 건립추진단 역시 전체 구성원 100여명 가운데 약 80%가량이 현대건설 출신인 것으로 알려지며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단장을 맡았고 사무실 역시 현대건설 계동 본사에 자리잡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GBC공사의 경우 내년 초에 착공하는 만큼 아직 시공사를 언급하기는 이르다”면서 “하지만 그룹사의 공사이고 초고층 건축 경험이 풍부하며 TF팀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만큼 주간사 참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설계에 특화된 회사로 초고층 건축 실적이 거의 전무하다. 하지만 기업 후계구도라는 셈법이 작용할 경우 시공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에 이어 현대차그룹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이 2대 주주이자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정 부회장의 지배 아래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3대 주주다.
정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선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한 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는 것은 수차례 지적돼 왔다. GBC와 같은 대형공사 수주는 기업 가치 상승의 큰 호재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과 합병한 현대엠코가 그 동안 현대차그룹 공사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는 것 역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일찌감치 GBC 설계업체로 두바이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를 설계한 미국의 스키드모어오윙스앤드메릴(SOM)과 아마존과 구글 등의 본사 사옥 설계를 담당한 NBBJ를 선정하고 GBC 프로젝트 설계책임 건축가(Director of Design)로 김종성 건축가를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