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없는 세계 경제] ECB의 딜레마…‘마이너스 금리, 확대냐 보류냐’

입력 2016-02-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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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로 경기 띄웠지만…은행 수익성 악화 주가 급락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역내 은행주들의 부진으로 딜레마에 빠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오는 3월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 등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표명해왔다. 그러나 증시에서 은행주의 주가가 계속 급락하면서 금리 인하를 보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ECB는 현재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자금에 대해 금리를 마이너스(-) 0.3%로 적용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0.0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는 금융기관의 대출을 활성화해 침체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다.

ECB 관계자들은 오는 3월 10일 열리는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새 금융완화정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15일 유럽의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유럽 은행과 보험 종목 주가가 시장 전체보다 더 큰 하락세를 보이면서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MSCI유럽금융지수는 올해 약 20% 하락했다. 이는 범유럽증시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 하락폭 11%를 웃도는 것이다.

그럼에도 드라기 총재는 전혀 개의치않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유럽의회 연설에서 “은행주의 급락은 중앙은행이 지원해야 하는 시스템적인 리스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금리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ECB가 다음 달 예금금리를 현재의 -0.3%에서 -0.5%로 0.2%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5%로 보고 있다.

유럽은행연맹(EBF)의 헬게 페데르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은행 대출 권장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은행들이 추가 비용을 고객들에게 전가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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