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던 ‘신일산업’ 결국… 김영 회장 경영권 내놓는다

입력 2016-02-22 10:07 수정 2016-02-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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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무배당 주주가치 무시…2대주주와 경영권 분쟁 비화경영권 분쟁·소송 몸살·실적저하 등 사면초가…창립 57년 만에 오너지분 매각

신일산업 김영 회장이 창립 57년 만에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회장은 1959년 신일산업을 창업한 고 김덕현 명예 회장의 2세로 신일산업을 물려받았지만, 최근 2대 주주와의 지속된 경영권 분쟁으로 여러 소송에 연루되어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일산업은 최근 매각 주관사로 메티스톤캐피탈파트너스를 선정하고, 지난 15일부터 잠재 인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발송했다.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은 신일산업 최대주주인 김영 회장과 특수관계인 보유 경영권 지분 19.4%에 달한다. 주관사 측은 추가로 매각 지분이 더 나올 수도 있다고도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2대 주주인 황귀남 씨와 몇 년 전부터 벌여 온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경영권 분쟁과 소액 주주들마저 경영 참가를 선언하는 등 사면초가에 몰리자 결국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관측하고 있다.

주주들은 신일산업의 중국투자 손실(2012년 기준)이 180억원인데다, 최근 20여년간 무배당 원칙을 고수하면서 주주가치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경영진들의 배임과 횡령 혐의도 여러 건이라는 지적이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서 지난 2014년 신일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여기에 지난해 말 적대적 M&A측이자 황귀남 씨가 대표로 있는 마일즈스톤인베스트먼트가 김영 회장, 송권영 전 대표, 이창수 전 재무이사 등 4명을 횡령 혐의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마일즈스톤인베스트먼트 주장은 신일산업이 협력회사에 선급금 형태로 돈을 지급하고 이를 경영권 방어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영 회장 등 4명은 자사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한 마일즈스톤인베스트먼트의 황귀남, 이혁기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영권 분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황귀남 씨가 오는 3월 주총에서 감사 교체 안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당시만 해도 김 회장은 신일산업은 악의적인 행태로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주주들 피해가 커져, 주주의 권익 보호를 위해 강력히 대응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결국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애초 주주와 소통 등 기본적인 열린 경영에 적극 앞섰어도 이렇게 회사 경쟁력이 저하되는 일은 없었고, 매각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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