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나(28)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윈터 투어 우승 소감을 밝혔다.
정예나는 22일 베트남 하노이의 스카이 레이크 리조트 골프클럽 레이크 코스(파72ㆍ6468야드)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With SBS(총상금 2억원ㆍ우승상금 4000만원) 최종 2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쳐 최종 합계 3언더파 141타로 최가람(24ㆍ에이플러스ㆍ2언더파 142타)을 한 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경기를 마친 정예나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너무 기쁘다”며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정예나는 “또래 친구인 (신)지애가 세계에서 1위를 하고 잘 나갈 때는 정말 골프를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조금 늦게 시작했고, 대학교 시절에도 학업을 정상적으로 마치면서 골프에만 매진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한 번 바람 쐴 겸 중국으로 가보자 제안 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 외국에 나오니 내 성격과 잘 맞아 성적이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첫날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쳐 챔피언 조에 들지 못한 정예나는 오히려 챔피언 조 압박감을 피할 수 있었다. “사실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항상 문제가 됐다. 긴장을 많이 하게 되더라. 그래서 작년에 심리학 교수님을 찾아가 특히 예선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많았는데 극복하게 됐다. 또 퍼트 입스가 온 것처럼 퍼트를 할 때마다 손이 떨리더라. 그런데 작년부터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나 자신이 조금 발전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정예나는 또 “얼마 전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생전에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못 보여드려 너무나 아쉽다.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침부터였다. 어젯밤 꿈에서 도둑을 잡아서 다시 내놓으라 했더니 돈이 계속해서 나오더라. 그래서 아침부터 기분 좋게 잠에서 깼다. 이 꿈이 우승을 불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 및 잔디 상태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코스 상태나 잔디가 정말 좋았다. 하지만 그린이 볼을 받아주지 않는 편이라 플레이에 애를 먹었다. 그래도 쇼트게임이 잘 돼서 그린을 놓쳐도 어프로치로 붙여 성적을 지키고 줄이며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위기는 없었냐는 질문에는 “15번홀과 16번홀이 위기였다. 스코어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파로 막으면서 우승의 기회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KLPGA 투어에 대한 각오도 내비췄다. “한국에서 정말 잘 치고 싶다. KLPGA 2016시즌의 상금도 역대 최고액이고 정규투어를 뛸 수 있는 기회가 왔기 때문에 잘 치고 싶다. 14년에는 국내에서 뛰기 어려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으로 갔다. 확실히 중국 골프는 아직까지 국내보다 경쟁이 그렇게 세지 않더라.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히 성적을 내면서 상금왕이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에서 잘 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중국에서 상금왕 한 것이 한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소릴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