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가 테러범에 대한 물고문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마이클 헤이든(71)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 NBC뉴스 인터넷판은 22일(현지시간) 헤이든 전 CIA 국장이 트럼프의 물고문 부활 주장에 대해 “만약 그가 얘기하듯이 누군가를 물고문 하고 싶으면, 그 빌어먹을 물통을 직접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매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고문이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고문은 자백을 이끌어 내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물고문을 포함해 고문 행위를 부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이든 전 국장이 이 같이 날 선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NBC뉴스는 9·11테러 후 아랍인 포로들에 대해 정보당국이 가한 고문 사실이 폭로되면서 CIA가 비난을 받은 데 대한 후유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CIA는 대통령 지시로 가혹행위를 하면서 법무부 소속 법률가들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다짐까지 서면으로 받아 뒀으나, 결국은 부시 대통령이 물러난 후 의회 조사가 이뤄지면서 엄청난 곤욕을 치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하면서 이런 가혹행위를 금지했으며, 작년에는 의회가 이를 법률로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