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3일 여당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처리 시도에 맞선 야당이 국회선진화법 이후 첫 ‘필리버스터’를 실시하며 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라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게 됐다”면서 “지난 2012년 제도 도입 이래 오늘 처음 실시하게 됐다. 자정이 경과해도 차수를 변경하지 않고 계속 본회의를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5월 국회법 개정으로 도입된 무제한 토론은 의원 한 사람이 한 차례에 한해 시간과 의사 정족수의 제한 없이 토론을 할 수 있는 제도로, 실제 국회에서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 처리를 방해하기 위해 소속의원 108명 전원의 서명을 받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동참의 뜻을 내비쳤다. 야당 의원들은 1인당 5시간씩 발언을 하며 무제한 토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호 토론자로는 더민주 김광진 의원이 나섰으며 같은 당 은수미, 국민의당 문병호,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신청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주장에 반박하고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현재 이철우, 박민식, 권성동, 김용남, 하태경 의원 등이 토론을 신청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야당의 ‘필리버스터’ 시작 직후 의총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기다려야지”라고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 문자를 보내 “무제한 토론이 종결되는 즉시 테러방지법에 대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이석하지 말고 자리를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