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미분양 혜택, 기존 계약자는 봉?

입력 2007-06-05 17:30 수정 2007-06-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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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월배 월드메르디앙 계약자, "회사 믿은 우리만 바보됐다" 분통

최근 부동산시장의 침체에 따라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업체들의 미분양 해소를 위한 금융혜택도 함께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미분양 물량 계약자를 위한 각종 혜택에 대해 소외를 느끼는 기존 계약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실제로 업체가 미분양물량 해소를 위해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혜택을 비롯, 각종 혜택을 주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혜택은 미분양 물량 계약자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추진되는 것인 만큼 기존 계약자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즉 업체가 미분양 물량 해결을 위해 발코니 무료시공을 서비스로 해준다고 하면 기존 계약자는 미분양 계약자와 달리 1000만원 이상 소요되는 이 공사를 자신의 돈으로 해야하는 만큼 그대로 재산상의 손실이 생기게 된다.

또 미분양 해결을 위해 업체들이 주로 실시하는 '이벤트'인 중도금 무이자 역시 마찬가지. 분양가의 60~70%에 해당하는 중도금을 무이자로 내게될 경우 그 기간 만큼 이자 손실액을 줄일 수 있어 이를 받느냐 못받느냐에 따라 약 600만~1000만원 가량의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월드건설'의 대구 달서구 월성동 월배 월드메르디앙의 경우가 이의 대표적인 케이스. 월드건설은 약 40%를 밑돌고 있는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중도금 100% 무이자 등 금융혜택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물론 이는 기존계약자는 해당하지 않고 미분양 계약자들만 해당된다.

기존 계약자들도 지난해 미분양 발생 이후 실시한 금융혜택에 따라 중도금 일부에 대해 무이자 혜택은 받고 있다. 또 역시 미분양 해결을 위한 조건이었던 무료 발코니 확장공사도 해당되게 됐지만 이번에 추가로 실시된 중도금 100% 무이자 혜택은 받지 못하게 된 것.

이에 따라 월배 월드메르디앙 기존계약자 모임 100여 명 중 50여 명은 두 달 전부터 매주 주말마다 월배 월드메르디앙 모델하우스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등 금융혜택을 동참할 수 있게 해달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 기존 계약자들은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 회사측이 미분양 계약자에게만 적용하는 혜택을 받지 못하게될 경우 최대 2000만원 이상의 손실이 있을 것이라며 기존계약자와 미분양 계약자들을 동일하게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모임 김석준씨(40)는 "지난 2005년 이후 미분양이 크게 늘어난 대구 분양시장에서는 미분양 계약자들을 위한 혜택이 잇따라 실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롯데건설 등 인근 타 분양물량의 경우 이처럼 시위를 벌이지도 않아도 미분양 계약자와 기존 계약자들을 똑같이 처우해주고 있지만 월드건설만 기존 계약자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사측이 분양 당시에는 광역시가 분양 계약 후 1년이 지나면 전매가 가능하다고 판촉했지만 막상 전매 가능기간이 다가오자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실시해 전매를 하려는 투자자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시위에 참석한 이모씨는 "전매 얘기를 꺼내면 마치 회사측은 마치 불법을 저지르려는 사람처럼 매도한다"며 "애초에 그렇다면 분양권 전매 가능하다는 말은 분양 시 하지 말았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기존 계약자들의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은 월드건설과 분양대행사 측의 무성의한 대응이다. 지난해 11월 이 아파트 34평형을 계약했다고 밝힌 김석준씨는 "분양대행사 측이 비인기 물량이라 장기 미분양이 우려되는 3층 이하 저층 물량부터 매도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라며 "계약시 고층과 로열층은 이미 다 팔려나가 매입하려면 약간의 프리미엄을 얹어 줘야한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그는 "서울 여의도 본사로 와 시위를 벌이기 전까지는 과장 이하 사원급만 상대하게하는 등 일체 무성의한 대응을 보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씨는 "월드메르디앙은 브랜드는 다소 떨어져도 대구에서 인기는 높은 편이며, 단지 조경과 내부 인테리어가 훌륭해 선택했는데 이같은 결과만 낳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월드건설 조규상 회장의 고향인 대구에서 월드메르디앙은 삼성, 롯데에 못지 않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다. 하지만 이 같은 불신이 깊어가면서 대구지역에서 이 회사의 브랜드가치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는 게 시위 참가자들의 이야기다.

월배 월드메르디앙 계약자 모임 석용욱 위원장은 월드건설이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에서 2억5천만원이 나가는 아파트를 분양받는다면 모두 중산층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라며 "그럼에도 시간과 금전 낭비를 동시에 겪으면서 상경 시위까지 벌이는 것은 이 회사와 브랜드를 믿고 계약한 우리들에대한 신뢰를 저버린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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