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비싸졌지만 미래가치에 비해 최근의 자사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어 앞으로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일성’처럼 들린다.
◆현대하이스코, 동양증권 등 CEO들 자사주 매입 열기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하이스코 김원갑(55ㆍ사진 왼쪽)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제출한 ‘임원ㆍ주요주주 소유주식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31일과 이번달 1일에 1만5000주를 추가 매입, 보유주식이 5만5000주(지분율 0.07%)로 늘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이 현대하이스코 주식을 사들인 것은 올 2월2일 이후 1만주 이후 4개월만이다. 당시 취득단가는 8710원. 이번 매입가는 1만1226원이다. 증시 활황 등으로 주가는 비싸졌지만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2004년 4월 동양종합금융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4년째 이끌고 있는 전상일(54ㆍ오른쪽) 사장도 취임 후 처음으로 자사주 취득에 나서고 있다. 타깃은 우선주다.
지난달 18일 5000주를 시작으로 같은 달 28일까지 총 2만주(우선주 지분율 0.15%)를 사들였다. 매입자금은 주당 7406원씩 1억4800만원 가량을 들였다.
또 앞서 지난 4월23일, 24일에는 노영인(62) 동양메이저ㆍ동양시멘트 대표이사 부회장이 처음으로 동양종금증권 보통주 7000주를 신규매입하기도 했다.
동양그룹의 ‘2인자와’ 동양종금증권의 CEO가 각각 보통주와 우선주로 나눠 향후 주식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자사주식 미래가치에 대한 자신감 드러내나 관심
지난달 17일에는 박병원(55)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들이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박 회장 130주를 비롯, 하인봉ㆍ최운열 사외이사 각각 130주, 하평완ㆍ박봉수 사외이사 각각 80주씩을 신규 취득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정연주(57) 사장은 3월들어 한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정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되는 모습은 이번에도 재현되고 있다.
지난해 7월 1만4370주를 사들인 후 한동안 뜸하던 정 사장은 8개월만인 올 3월5일 2850주, 4월19일 2900주에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2000주를 주당 7만3155원에 추가 매입했다.
주가 상승의 신호탄 역할이라도 한 듯 삼성엔지어링 주가는 현재 정 사장의 지난달 자사주 취득단가를 훨씬 웃돈 9만3000원을 기록, 10만원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LG필립스LCD의 권영수(50) 사장은 올 2월 신규 취임 후 자사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 올 3월7일 3000주를 시작으로 지난달 18일까지 1만5000주를 사들였다.
권 사장은 지난 2월28일 LG전자(CFO)에서 LG필립스LCD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지난해 9452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위기’의 LG필립스LCD를 구할 ‘소방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
권 사장의 잇단 자사주식 매입은 기업가치를 올리고 미래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것을 주주들에게 보여 주는 취임 ‘일성’으로 받아들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