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만능통장은 만능이 아니다

입력 2016-02-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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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금융시장부 기자

최근 대출을 받을 일이 생겨 은행을 방문한 적이 있다.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물론, 일일이 살펴야 하는 서류가 수십장에 달했다. 서명하는 일이 지칠 정도이니 글을 읽는 것은 안 봐도 뻔한 일이다.

2~3주에 걸쳐 대출 심사가 끝나면 일을 처리해준 담당직원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직원은 그런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상품 이것저것을 권유한다. 당장 고맙기도 하고 하나 들어놔도 나쁠 건 없다는 생각에 한두 개 가입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해지하게 된다. 조건이나 혜택이 원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살면서 은행 대출 한번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때문에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두 번쯤 하게 된다.

은행직원이 대출과 동시에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것을 ‘꺾기’라고 한다. 물론 강제성은 없지만 거부하는 데 심리적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대출 받으면서 다른 상품을 가입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를 꺾기로 봐야 하느냐는 뒤로 하더라도 다른 문제가 남아 있다. 불완전판매라는 위험이다.

불완전판매는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온전히 설명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대체로 공산품보다는 서비스 분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금융상품은 대부분 가입혜택과 조건이 복잡해 불완전판매의 여지가 많은 상품군 중에 하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판매하는 사람의 꼼꼼한 설명과 고객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고 단지 대출 과정을 잘 처리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가입한 상품은 몇 달도 안 돼 해지하게 된다.

다음달 14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하나의 계좌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편입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만큼 판매하는 은행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은행 창구 직원들은 무엇보다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 ‘고객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괜찮다’라는 생각에 마구잡이식 판매가 이뤄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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